2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상업의 중심지 밀라노의 랜드마크 밀라노 대성당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문을 닫았다. 성당 주변엔 관광객 대신 마스크를 한 군인들만 돌아다녔다.

밀라노를 포함한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 최근 며칠 새 우한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25일 현재 이탈리아 우한 코로나 확진자는 총 287명으로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수 기준으로 중국, 한국, 일본(크루즈선 포함)에 이어 세계에서 넷째로 많다.

사재기로 텅빈 밀라노의 수퍼마켓 - 2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수퍼마켓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이탈리아 우한 코로나 확진자 중 75%가 밀라노 인근에 집중되며 이 지역에서 식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피해가 집중된 곳은 밀라노가 속한 북부 롬바르디아주(州)다. 24일 하루에만 롬바르디아에서 4명이 숨졌고, 전체 확진자 75%가량이 롬바르디아에 거주·체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롬바르디아와 인접해 있는 베네토주에 확진자 14%가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베네토에 속해 있는 대표 관광도시 베네치아도 관광객이 자취를 감췄다.

이탈리아 당국은 롬바르디아·베네토주 내 11개 마을에 주민 이동 제한령을 내려 사실상 봉쇄했다. 밀라노에 본사를 둔 명품브랜드 아르마니와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디트는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롬바르디아주가 이탈리아 국내총생산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주식시장은 24일 5.4% 급락한 상태로 마감했다. 롬바르디아 주지사 아틸리오 폰타나는 "봉쇄 조치가 더 확대된다면 전체 이탈리아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에 비해 비교적 안전지대로 평가받아온 유럽 국가들은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국가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 솅겐 조약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EU 국민은 국경 검문·심사 없이 이탈리아를 드나들 수 있다. 유럽 일각에서는 솅겐 조약의 효력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스트리아는 23일 우한 코로나 의심 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탈리아발 열차의 입경을 불허했고, 24일 이탈리아 여행 자제 권고를 내렸다. 영국·아일랜드도 여행 경보와 항공편 운항 중단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