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내 스포츠가 '올 스톱' 위기를 맞았다. 카타르 축구월드컵이나 도쿄 올림픽 예선 등 각종 국제대회 역시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K리그 시즌 잠정 연기

프로축구연맹은 24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오는 29일과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2020시즌 개막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연맹은 당초 29일 대구-강원전만 일정을 미루기로 했었으나 우한 코로나가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자 극약 처방을 썼다. 개막 라운드 전체가 연기되는 것은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연맹 관계자는 "개막을 기다린 팬들께 죄송하지만 국민과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맹은 상황에 따라 리그 일정 자체를 축소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다.

연맹은 국내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역시 무관중 경기로 치르도록 각 구단(전북·울산·서울·수원)에 권고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KFA)도 27일 예정됐던 K리그3, 4 출범식과 경기, FA(축구협회)컵 3월 경기를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과 중국의 여자축구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플레이오프가 제대로 치러질지도 불투명하다. 한국은 3월 6일 경기도 용인에서 홈경기를 펼칠 예정이지만, 제3국 개최 방안을 AFC와 논의 중이다. 중국과의 원정 2차전은 3월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이 밖에 남자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평가전 등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무관중 검토

당초 사태를 예의주시하던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시범경기를 취소하거나 무관중으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24일 "각 구단 의견을 취합해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진 시범경기 무관중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KBO는 다음 달 28일 개막 예정인 정규시즌과 관련해선 "우선 시범경기부터 확정하고, 추이를 지켜본 뒤 준비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도쿄 올림픽으로 2주가량 리그가 중단되는 데다 시즌 후엔 한미 프로야구 올스타전도 추진하고 있어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정규시즌의 경우 무관중보다는 개막을 미루고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를 편성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고 했다.

다른 스포츠도 일파만파

KBL(한국농구연맹)은 25일 이사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남자 프로농구는 국가대표팀 경기로 10일간 중단됐다가 26일 재개될 예정이다. KBL 관계자는 "그동안 리그 일정 연기나 축소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왔다"며 "일정을 축소하면 중계권료와 타이틀 스폰서, 각 구단 스폰서, 시즌권 등 여러 문제가 생기지만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음 달 22일 개막 예정인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4일 "국제탁구연맹과 협의해 대회 연기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정 연기를 위해선 벡스코 경기장 대관 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참가국과 협의도 거쳐야 한다. 정현숙 조직위 사무총장은 "연맹·부산시와 함께 논의해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코리아컬링리그 플레이오프와 3월 예정된 전국 종별테니스대회(경북 김천)와 제주 국제주니어대회, 봄철 종별배드민턴 리그전 등도 줄줄이 무기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