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들을 격려한 김정숙 여사가 뒤늦게 화제다. 당시 입었던 갈색 코트가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 막스마라의 제품처럼 보인다는 게 온라인상에서 퍼졌기 때문. 김 여사 코트로 지목된 '막스마라 라브로' 코트 가격은 778만원이다.

코트가 무슨 중고차 한 대 가격과 맞먹느냐 하겠지만, 1951년 탄생한 막스마라는 군인들의 외투였던 코트를 패션쇼 무대에 처음 선보이며 '코트의 정석' '코트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브랜드다. 게다가 '막스마라 라브로'는 100% 캐시미어 소재에 손바느질한 칼라와 포켓 디자인을 비롯해, 표면에 독특한 결을 형성하는 지벨리나토(zibellinato) 공법으로 탄생한 촉감과 광택은 입어봐야 그 차이를 안다는 평을 받을 정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주인공 손예진이 입어 '손예진 코트'라고도 불린다. 앤젤리나 졸리를 비롯해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가 선택했다.

그러나 막스마라 관계자는 "(김정숙 여사의 코트가) 언뜻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협찬도 아니고 김정숙 여사가 구매한 상품도 아니어서 우리 회사 제품이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사진을 여러 각도로 달리해 보면 김 여사 코트와 막스마라 라브로 토바코(갈색) 코트가 깃의 위아래 비율이나 어깨 박음질 라인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막스마라 스타일을 따라 한 의상일 가능성이 있다.

몇몇 패션계 관계자는 "막스마라 코트가 여유 있는 편이지만 66사이즈(이탈리아 44)라고 보기엔 큰 키에 체격 좋은 김정숙 여사 스타일과 잘 안 맞아 보이고 77(이탈리아 46)사이즈는 품이 훨씬 커서 사진 같은 핏(fit)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돈이 있다 해도 유명 해외 브랜드에선 '마담 사이즈'를 찾기 쉽지 않다는 설명.

한마디로 '마담 사이즈의 비애'다. 젊어 보이는 트렌드를 좇다 보니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10년 전부터 '마담'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서 사라졌고, 갈 곳 잃은 마담은 홈쇼핑을 비롯한 일부 온라인 쇼핑몰을 안식처 삼았다.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88사이즈도 나온다. 홈쇼핑에서 10년 가까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유명 디자이너 손정완의 'SJ와니'를 비롯해 지춘희, 장광효 등 국내 톱 디자이너 제품이 '완판 행진'을 벌이는 것은 결국 '마담 사이즈의 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