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미륵사지에 있는 국립익산박물관은 지난달 10일 문을 열었다.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유적 밀착형 박물관으로 개관 후 26만8495명이 다녀갔다.

1500년 세월을 견뎌낸 나무관(棺) 앞에서 관람객들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상당 부분 부식돼 원래 모습은 사라졌지만, '익산 백제'의 위용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국립익산박물관에 전시된 이 목관은 백제 제30대 왕 무왕(재위 600~641)의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 익산 미륵사지에 있는 국립익산박물관은 지난달 10일 문을 열었다. 연면적 7500㎡, 전시실 면적 2100㎡ 규모다.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지하 2층, 지상 1층으로 건립한 유적 밀착형 박물관이다.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 2만3000여점과 전북 서북부 유적에서 출토된 약 3만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상설 전시실에선 국보·보물 11점을 포함해 30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국립익산박물관은 개관 후 현재까지 26만8495명이 다녀갔다. 작년 1월 옛 미륵사지유물전시관(현 국립익산박물관) 관람객 수는 1만5607명에 불과했다.

익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를 품고 있다.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국적을 초월한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간직한 도시이기도 하다. 익산시는 국립익산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 500만 관광객 시대를 꿈꾸고 있다.

◇익산 백제 여행

국립익산박물관은 모두 3개로 구성됐다. 먼저 1실(익산 백제)에서 백제의 마지막 왕궁으로 주목받는 익산 왕궁리 유적과 백제의 왕실 사원인 제석사지, 백제 최대 규모의 돌방무덤인 쌍릉에서 출토된 자료들을 소개한다. 2실(미륵사지)에서는 삼국 최대의 불교사원인 미륵사지의 역사와 설화, 토목과 건축, 생산과 경제, 예불과 강경 등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특히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는 별도의 전시공간으로 꾸며 관람의 집중도를 높였다. 3실(역사문화)에서는 문화 교류의 촉진자이자 매개자였던 익산 문화권의 특성을 부각했다. 금강 하류에 있는 익산의 지리적 특성과 교통로를 통한 문물 교류의 증거인 토기나 도자기, 금동관, 금동신발, 청동기 등 다양한 유물을 소개한다.

익산 입점리 고분에서 발견된 유물도 흥미롭다. 무덤 안에는 금동으로 만든 관과 신발, 중국제 청자 등 다수의 유물이 묻혀 있었다. 금동관엔 나뭇가지 모양(樹枝形) 장식 파편 3점과 띠 모양 관테(臺冠) 파편 10여 점이 있다. 고깔 모양 관(帽冠)엔 물고기 비늘무늬 금판과 대롱 장식, 봉황·연꽃무늬 세움 관장식 등이 있다.

(사진 위쪽부터) 백제 무왕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관. 국립익산박물관 전시실 모습. 국보 제289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지난해 보수공사 20년 만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석탑은 꼭 봐야 할 명소다. 백제 무왕 40년(639년)에 건립된 이 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최대(最大) 석탑으로 높이 14.5m, 폭 12.5m, 무게는 약 1830t에 이른다. 미륵사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국보 제289호)은 익산 백제시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익산시는 국립익산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익산역부터 익산문화원, 국립익산박물관을 연결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한다. 29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 익산역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지역에 흩어진 10곳의 박물관을 돌아보며 역사를 배우는 박물관 투어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익산

익산시는 국립익산박물관 주변 인프라 확충에도 나섰다. 익산시는 우선 백제왕궁과 미륵사지, 무왕릉 등 6곳의 핵심유적에 약 3600억원을 투입,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에 석탑을 제외하면 옛 건축물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든다.

문화재청과 함께'익산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도 건립한다. 고도(古都)로 지정된 익산 금마면 동고도리 일원에 214억원을 투입, 연면적 5500㎡ 규모로 세워진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중간쯤에 들어서는 탐방거점센터는 고도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한옥 형태로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유적과 문화 행사를 연계한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서동과 국화축제, 문화재야행 등의 행사에 무왕의 이야기를 접목시켜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주말 야간 상설공연을 연다. 국립익산박물관엔 관광객 편의를 위해 카페테리아와 쉼터 등을 조성하고, 전망대와 경관 조명 설치, 놀이공간 등도 차례로 확충된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관광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미륵사지와 백제왕궁, 쌍릉 등의 역사자원에 스토리텔링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대형 여행사에 등록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식품산업과 교육 분야를 연계한 관광, 근대역사자원을 활용한 테마 관광 상품도 만든다. 이 밖에 유물 보존처리나 미륵사지 정비 현장 공개도 이뤄진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익산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백제 문화의 최절정에 이른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 역사 도시"라며 "이를 적극 활용해 무왕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더 나아가 관광도시로서 급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