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제1인민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동료의 주머니에 소독제를 넣어주고 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주재 한국 총영사관 직원은 현재 우한 시내에 호텔 방을 몇 개 빌려 함께 생활하고 있다. 대사관 차로 함께 출퇴근하고 식사도 함께한다. 우한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모든 주택·건물의 진·출입을 전면 차단하면서 외교관들조차 각자 생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을 봉쇄한 지 23일로 한 달째를 맞는다. 봉쇄 직전 425명이던 확진 환자는 4만5660명으로 100배 이상 늘었다. 17명이던 사망자도 1774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58명의 우한 시민이 우한 코로나로 숨진 셈이다.

인구 1100만 도시인 우한에는 현재 900만명이 남아 있다. 이들은 한 달째 감옥 같은 통제를 경험하고 있다. 1월 23일 우한 안팎으로 나가는 교통수단을 봉쇄한 이후 우한시는 일반 승용차 운행 중단(1월 27일)→일주일에 2회 외출(2월 11일)→외출 전면 금지(2월 15일) 등으로 봉쇄 수위를 높였다. 거리에는 인적이 끊겼고 경찰, 퀵서비스, 환경미화원만 다닌다고 한다.

시민들은 필요한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다음 날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전역의 채소, 냉동 돼지고기를 우한 등 후베이성에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생필품은 부족하다고 한다. 우한 시민인 셰리 왕씨는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주부들이 모인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는 어디서 기저귀나 분유를 살 수 있느냐는 문의와 답글이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부모, 남편, 아내를 잃는 사람들의 사연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지난 18일 파란색 방호복을 입은 채 검은 승합차를 따라 달려가는 아내의 영상이 화제가 됐다. 류즈민 우한 우창병원장이 우한 코로나로 사망하자 다른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아내 차이리핑씨가 방호복도 벗지 못한 채 울면서 남편의 시신을 실은 차 트렁크를 두드리며 따라갔던 것이다. SCMP는 "상실과 탄식에 갇힌 시민들은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코로나19(우한 코로나)는 신중국 건국 이후 전파 속도가 가장 빠르며, 감염 범위는 가장 넓고, 방역 난도는 가장 높은 중대한 돌발 공중위생 사건"이라며 "경제와 사회가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관영 CCTV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