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한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코리아 포비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바레인·요르단이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등 영국·카자흐스탄을 포함해 14국이 한국인에 대해 각종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섰다. 중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를 망설이다가, 오히려 한국이 입국 금지를 당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이스라엘 간 한국인들 공항서 쫓겨나고… 베트남에선 한국행 비행기 줄취소 -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한국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이스라엘이 사전 예고 없이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해 2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입국을 못 하고 돌아온 한국인 승객들이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왼쪽). 이날 오후 베트남 다낭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비행기들의 상태(STATUS)에도 취소(Canceled) 표시가 돼 있다(오른쪽).

이스라엘 정부는 22일(현지 시각) 저녁 7시 55분 텔아비브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 편에서 이스라엘 국적자 11명만 내리게 했다. 한국인 약 130명을 포함한 외국 국적 탑승객들은 2시간 만인 밤 9시 50분 인천공항으로 돌려보냈다. 비행기가 출발할 때까지 아무 조치가 없다가 한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돌연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갑작스러운 입국 금지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이스라엘에 항의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입국 금지 유지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바레인도 전날부터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한국·일본에 대한 여행 권고 수위를 '강화된 주의 실시'를 뜻하는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에 여행을 가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가장 낮은 1단계로 '일반적인 사전 주의'만 필요하다고 했었다. 3단계는 '여행 재고'이며, 가장 높은 4단계는 '여행 금지'로서 우한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에 적용하고 있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미국 입국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일본도 한국을 방문하는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공지를 외무성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외에 대만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여행 경보를 1단계(주의)에서 2단계(경계)로 격상했고, 영국과 싱가포르는 한국을 방문하더라도 대구와 청도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