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하룻새 코로나 확진자 5명 발생
강원 춘천에 이어 삼척, 속초까지
지자체 "역학조사관 파견, 확진자 동선 파악 주력"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해 오던 강원도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2일 춘천에서 30대 후반 여성 2명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속초와 삼척 등에서도 2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이날 하루 도내에서만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춘천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여성 2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22일 오전 0시 30분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같은 날 오후 9시 40분쯤 2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모두 춘천시 석사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강원 춘천시 강원대병원 음압병동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지난 15일 대구를 찾았으며, 하루 뒤인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같은 날 춘천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대구교회를 찾은 16일엔 31번 환자(여·61)도 이곳을 찾아 예배를 드렸다.

춘천시는 "확진 환자 2명 모두 31번 환자와 같은 장소에서 예배를 드린 것은 맞지만, 서로 다른 시간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발열 등의 증상은 없으며, 국가 지정입원치료병상인 강원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이들은 무증상자로 분류됐다가, 3일 만에 확진자로 재분류된 사례여서 지역 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 31번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전화해 증상을 확인받았지만, 31번 환자와의 직접 접촉이 없고 발열 등의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무증상자로 판정받았다. 이들에게 내려진 조치는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인근 보건소를 찾길 바란다는 것이 전부였고, 춘천시엔 이 같은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다.

그러나 춘천시는 지난 21일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지난 16일 31번 환자가 찾은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해 자가격리 조치와 함께 이들의 검체 검사를 진행해 이날 코로나 확진 사실을 확인했다.

22일 강원 춘천시청에서 이재수 시장이 춘천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한 대응과 조치 내용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삼척에서도 20대 남성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오는 24일 군입대를 앞두고 일행 3명과 렌터카를 이용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대구 동성로 일대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20일부터 고열과 두통 증세가 시작됐다. 21일엔 보건소의 안내로 삼척의료원 선별진료실을 찾았고, 이날 오전 9시 10분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강릉의료원 옮겨져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일행 3명은 현재 무증상 상태로 자가 격리 중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일행 3명도 발열 증상 등을 보이면 곧바로 검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속초에선 2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30대 여성은 지난 14일과 19일 두 차례 대구를 찾았다. 19일부터 고열 등의 증상이 발현됐고, 이날 양성판정을 받았다. 20대 남성은 상근예비역으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경북 단양과 문경을 찾았다. 19일부터 고열 등의 증상이 시작됐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강릉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가 진행 중이다.

춘천·삼척·속초시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으로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우선 역학조사관을 파견해 확진자 동선 파악에 나섰다. 동선 파악엔 확진자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교통카드정보시스템, 폐쇄회로(CC) TV 등이 활용된다. 확진자들의 동선을 최대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가족 등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해 파악할 방침이다.

노인복지관과 장애인 근로작업장, 체육시설 등은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각종 체육대회는 연기 조치되며, 종교시설을 비롯한 각 단체에는 집회나 행사 자체를 요청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