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측근으로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개입하고 그 조사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로저 스톤(67·사진)이 1심에서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재판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빚은 당사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찰이 스톤에 대해 지난 10일 징역 7~9년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구형·求刑)하자 이튿날 트위터에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법무부가 구형량을 다시 줄이자 담당 검사와 전·현직 법무부 관료들이 집단 반발하는 '미국판 검란(檢亂)'이 일어났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에이미 버먼 잭슨 판사는 20일(현지 시각) 스톤에 대해 위증, 공무 집행 방해 등 혐의 일곱 가지를 모두 유죄로 인정, 40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잭슨 판사는 "로저 스톤의 거짓말에 대한 자만심은 우리의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위협"이라며 "(스톤이) 처벌받지 않는다면 한 정파(政派)의 승리가 아니라 모두가 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과 사법부의 의무를 다하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시도에 대한 실망과 혐오감은 당을 초월해야 한다"며 "이번 수사 및 기소와 관련해 불공정하거나 부끄러운 부분은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를 대놓고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트윗 등으로 재판에 개입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잭슨 판사는 다만 "법무부가 처음 권고했던 7∼9년형은 지나치다"며 40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로저 스톤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십 년 지기(知己)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의 비선(祕線) 참모 역할을 했다. 트럼프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로저 스톤에게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다. 그것(재판)은 공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부여받은 큰 권력(사면권)을 (당장은) 행사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로저가 사면받는 것을 보고 싶다. 그는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일 항소심에서도 그에게 실형을 선고하면 사면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