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제작진과 배우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전 인사말에서 "자랑스럽다"는 표현만 6차례 썼다. 문 대통령은 "영화 산업 융성을 확실히 지원하겠다"면서도 "간섭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불평등 해소를 최고의 국정 목표로 삼고 있는데, 반대도 많고 속 시원히 금방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매우 애가 탄다"고 했다. 봉 감독은 "너무나 조리 있게, 정연한 논리적 흐름과 완벽한 어휘 선택을 하시면서 기승전결을 마무리하시는 것을 보고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봉 감독에게 "아내가 특별한 팬"이라고 소개했다. 봉 감독이 '기생충'에서 지하실 남자로 출연한 배우 박명훈씨를 가리키며 "즉석 퀴즈. 이 배역의 이름은?" 하고 묻자, 김정숙 여사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봤다"고 했다.

오찬 함께한 文대통령 부부와 봉준호 감독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오른쪽) 여사가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진과 배우들을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웃고 있다. 문 대통령은 봉준호(왼쪽) 감독에게 "'기생충'이 보여준 사회의식에 아주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메뉴를 소개하며 "제 아내가 여러분에게 헌정하는 짜파구리가 맛보기로 포함돼 있다"고 했다. '기생충'에 등장해 화제가 된 '짜파구리'를 김 여사가 손수 '이연복 추천 조리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김 여사가 지난 18일 재래시장을 방문할 때 동행한 이연복 요리사는 "돼지 목살과 대파를 많이 넣고 볶아 짜파구리를 만들면 진짜 맛있다"고 했었다. 김 여사는 당시 구입한 돼지 목살과 대파로 짜파구리 요리를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행사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에서도 "비상시국에 다소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측은 "예정된 행사였고, 국민에게 힘을 주자는 취지도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