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중국 쪽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재채기나 기침을 통한 비말(침방울) 접촉뿐만 아니라 장염처럼 대변 속 바이러스로 전파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등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신종 미생물과 감염(Emerging Microbes & Infections)'에 우한 코로나 감염 환자들의 분자 조사와 다양한 발산 경로에 대해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178명의 우한 폐렴 환자로부터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대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일반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구강 면봉 검사에서는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지만, 항문 면봉 검사에서 바이러스 핵심 성분이 발견된 경우가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감염 초기에는 구강 면봉의 양성 반응이 높다가 감염 후기로 갈수록 항문 면봉 양성반응이 더 높아졌다"며 "이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호흡기뿐만 아니라 대변-구강 경로를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니, 마치 대장균처럼 수인성 전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19일 "대변 등에서 나온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입자)형태로 화장실의 하수도를 거쳐 전파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에선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홍콩의 한 아파트에서 감염자가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린 뒤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퍼지면서 321명의 2차 감염을 불렀다는 분석이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대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전염력을 가진 상태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변에서 추출된 바이러스를 배양했을 때 바이러스가 잘 자란다면 전염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 그런 데이터는 없다"며 "현재까지는 기침 침방울에 의한 비말 접촉 전염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