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갑 공천을 놓고 내전(內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는 19일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공천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국 수호' 운동에 앞장섰던 김 변호사가 조국 전 장관을 비판한 금태섭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것이다. 김 변호사는 "많은 국민과 당원은 '조국 수호'를 '검찰 개혁'으로 읽고 이해한다"며 "촛불을 든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조국 수호'를 전면에 내세워 금 의원과 맞붙겠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가 이날 출마를 강행한 것은 친문(親文) 강성 지지층의 전방위적 지지에 힘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친문 의원들과 '조국 수호'를 외쳤던 친여(親與) 인사들은 이날 김 변호사에 대한 당내 공격을 차단하며 적극적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등은 이날 '김 변호사 출마 지지' 글로 도배됐다. 반면 경선 상대인 금태섭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어느 당 의원이냐' '해당(害黨) 행위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 강서갑 공천 김남국 vs 금태섭 ‘조국 수호’ 운동에 앞장섰던 김남국 변호사가 19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공식화하고 금 의원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왼쪽은 김 변호사가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오른쪽은 금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김 변호사는 이날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총선으로 치를 순 없다"고 한 금 의원을 향해 역공에 나섰다.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금태섭 의원님, '조국 수호=검찰 개혁'이 부끄러우신가요.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해서 촛불을 든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는 찬반으로 갈렸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몇몇 최고위원은 전날부터 김 변호사를 접촉해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18일 유튜브에서 김 변호사를 향해 "신인은 대차게 한국당의 센 현역이 있는 데 가서 붙어야 한다"며 "좀 안타깝다"고 했다. 강서갑이 아닌 다른 지역구를 택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 이사장의 발언은 당 지도부와 어느 정도 교감하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와 가까운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신인이 험지를 골라 가겠다고 하면 민주당은 순순히 그런 곳에 보내주는가"라며 유 이사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금 의원의 대항마로 강서갑 출마를 준비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유튜브에서 금 의원을 겨냥, "보수 프레임에 놀아나는 자가 누구인가"라며 "나쁜 프레임. 왜 이렇게 정치하느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김경협 의원도 "조국 이슈를 끌어들여 청년의 도전 기회를 박탈하고 기득권을 수호하겠다?"라며 금 의원을 비판했다. 한 친문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조국 프레임'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설사 있다고 해도 본선이라면 몰라도 경선에선 길어야 일주일 정도밖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에서 그 부분(김 변호사 공천 신청)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한 건 전혀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도 일부 의원은 "금 의원이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고 발언했는데 왜 당 경선을 '조국 프레임'으로 확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강서갑 경선과 관련해 5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김 변호사 출마를 지지하면서 금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김남국, 민주당 적폐들 압력에 굴하지 말고 출마하라" "금태섭 제명, 아웃" "금태섭은 당에 필요한 인재. 미래통합당에" 등이었다. "경선을 하지 않고 김남국을 자른다면 민주당과 손절(관계를 끊음)하겠다" "이해찬 대표, 이런 식으로 한다면 사퇴하세요" 등 지도부를 압박하는 글도 올라왔다. 조 전 장관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조국과 그 가족을 믿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나도 조국이 자랑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