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청문회 당일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국회는 19일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미래통합당 주광덕 의원은 "후보자의 진실한 인사 말씀을 봤다.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 노 후보자가 "재판 독립이란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내·외부 시도를 과감히 배척하겠다"고 한 데 대한 평가였다. 공직후보자 검증 청문회에서 나온 야당 의원 발언으로는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노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여야는 이날 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가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재선 국회의원으로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동안 (본 인사말 중) 가장 진정성 있다"며 "사법부 독립과 법원 재판의 국민 신뢰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했다. 노 후보자는 인사말에서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재판 독립이란 헌법적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부의 시도를 과감하게 배척하겠다"며 "제가 모든 긴장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이자, 저에게 부여된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서면 답변을 보니까 각각의 이슈마다 굉장히 균형감각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대법관이 되신다면 기대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주 의원이 노 후보자를 아주 극찬하는 것에 대해 여당 의원으로서도 보기 좋고 듣기 좋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노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이 논란이 됐다. 통합당 강효상 의원은 노 후보자가 2004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를 매도할 당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자는 "실거래가 신고 의무가 있기 전이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 자리를 빌려 국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통합당 이은재 의원은 노 후보자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인연을 거론하며 후보 추천 과정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노 후보자가 한양대 선배인 추 장관이 대법관후보자추천위의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가자 후보로 낙점됐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법원이 '코드인사', '이념편향 인사'로 갈등을 겪는 마당에 대법관까지 학연·지연 등 정실로 최종 지명됐다면 대법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노 후보자는 "염려하시고 걱정하는 점에 대해 알겠다. 학연·지연 등과 관계없이 양심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전날 서면 답변을 통해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을 어겼다면 마땅히 탄핵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문재인 대통령 탄핵 사유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땐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노 후보자는 또 최근 최기상·이수진·이탄희 등 전직 판사들이 민주당에 입당해 4·15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 입장에서는 재판이나 판결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의심을 가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곧바로 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특위는 보고서에서 "대법관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식견과 전문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법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의견 게시를 통한 정치적 표현과 판사 퇴직 후 바로 정치에 입문하는 행위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했다. 노 후보자는 본회의 임명동의 표결을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