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활짝 웃고 있다.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 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감사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봉 감독,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과 함께 기생충의 주역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2019년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또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26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제72회 미국 작가조합상(WGA) 각본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각본상, 그리고 대망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국제영화상·각본상까지 휩쓸며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봉 감독은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이 보낸 편지를 받았다. 저로선 영광이었다. 개인적인 내용이라 다 말하긴 뭐하지만 ‘수고했고 좀 쉬라고 하더라. 그런데 조금만 쉬어라. 나도 차기작을 기다리니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미국의 영화감독 겸 제작자다. 1973년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비열한 거리’로 관심을 모았다. 1976년 ‘택시 드라이버’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 ‘애프터 아워스’ 등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2015년부터 기생충 영화 기획을 시작한 봉준호 감독은 "영화 옥자가 끝나고 번아웃판정을 받았지만 기생충을 하고 싶어서 없는 기세를 긁어모아 작품을 찍었고, 촬영 기간보다 긴 오스카 캠페인을 마치고 마침내 편안해지고 끝이 난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곽신애 대표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이 2015년 초였다. 긴 세월인데 행복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기쁘다"라며 "노동을 정말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이라 쉬어볼까 생각 중인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이 오래 쉬진 말라고 하셔서 조금만 쉬어야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박스 오피스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 '오스카 효과'를 누렸다. 기생충은 지난 9일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을 수상한 후 7일간 북미에 880만달러(약 104억원)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기생충이 지금까지 북미에서 거둔 총 수입 4400만달러(521억원)의 20%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