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6일(현지 시각) 애스턴빌라와의 경기 도중 오른쪽 팔꿈치를 감싸 쥐는 모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8)이 수술대에 오른다. 토트넘은 18일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손흥민이 오른팔 골절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재활까지는 2개월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손흥민은 전날인 17일 EPL 정규리그 애스턴 빌라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올 시즌 15·16호, EPL 통산 50·51번째 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50호 골 고지도 넘어섰다.

손흥민이 다친 것은 경기 시작 1분. 상대 진영으로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수비수인 에즈리 콘사(23)와 부딪혀 넘어지면서다. 그는 넘어지면서 오른팔부터 먼저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곧바로 팔을 감싸 쥐며 통증을 호소했다. 손흥민은 하프타임 때엔 의무진과 함께 라커룸으로 이동해 진료를 받았으나 후반에도 계속 그라운드에 나섰다. 팀 주축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출전을 강행한 것이다.

100분 가까이 뛰며 전·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터뜨린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승리에 대한 찬사와 함께 오히려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영국 스포츠매체 트랜스퍼 태번은 "손흥민이 2골로 승리를 이끌었지만, 많은 팬이 그가 득점 기회를 자주 놓쳤다며 비판했다"고 전했다. 손흥민 역시 경기 직후 토트넘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팀의 세 번째 골을 넣기까지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이날 슛 궤도는 단순했고, 드리블도 번번이 막혔다. 골 찬스를 놓친 것에 대해 자신을 탓했지만, 실제로는 오른팔 통증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디 애슬래틱은 "손흥민이 최대 두 달까지 결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수술 후 두 달 정도 재활하면 최소 10경기 정도 결장이 불가피하다. 조제 모리뉴(57) 토트넘 감독은 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영국 매체 더 선과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올 시즌 돌아올 것 같지 않다. 내 생각엔 그렇다.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EPL 시즌은 5월 17일에 끝난다. 손흥민이 다친 부위는 지난 2017년 6월 카타르와 벌인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착지하면서 다친 부위와 비슷하다. 그는 당시 오른팔 골절상을 입어 수술과 재활에 2개월 가까이 걸렸다.

현재 리그 5위인 토트넘엔 비상이 걸렸다. 손흥민에 앞서 다친 '주포' 해리 케인은 4월 전까진 복귀가 어렵다. 고군분투하던 손흥민까지 잃은 이상 당분간 스트라이커 없이 측면 자원만으로 공격진을 꾸려야 한다. 토트넘은 이달 20일 독일 라이프치히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올 시즌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25·16골 9도움)를 기록 중이었다.

부상이 길어지면 파울루 벤투(51·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도 손흥민 없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치러야 한다. 벤투호는 오는 3월 26일엔 조 1위(승점 9·3승 2패) 투르크메니스탄과 홈경기를, 같은 달 31일엔 조 5위(승점 0·5패) 스리랑카와 원정 경기를 각각 치를 예정이다. 각 조 1위 팀과 2위 중 성적이 높은 4팀만이 3차 예선에 진출한다. 한국은 현재 H조 2위(승점 8·2승 2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