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밀러(왼쪽 둘째) 미 백악관 선임고문과 신부 케이티 월드먼(왼쪽 셋째) 부통령 공보비서관이 16일(현지 시각) 결혼식에서 라인스 프리버스(맨 왼쪽)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하객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백악관 '실세'의 결혼식은 어떨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을 작성하고 그의 반(反)이민 정책을 설계해 '트럼프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34) 백악관 선임고문이 케이티 월드먼(28) 부통령 공보비서관과 16일(현지 시각) 결혼식을 올렸다. 백악관 '사내 커플'로 교제한 지 2년 만이다. 철통 보안 속에 트럼프 소유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백악관과 불과 다섯 블록 정도 거리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차단됐다. 식장에는 부부가 직접 고용한 경호 인력이 배치됐고, 기자들은 출입이 차단됐다. 미국에선 축의금 대신 신혼부부가 받고 싶은 물품을 명시한 결혼 축하 선물 목록(웨딩 레지스트리)을 청첩장과 함께 보내는데, 밀러 부부 목록에는 신랑·신부 이름이 가명으로 적혀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 역시 보안을 위해서였다.

트럼프는 "(내가 오지 못했다면) 스티븐은 이해했겠지만, 케이티는 이해해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농 섞인 축사를 했다고 한다. 트럼프와 펜스 외에도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트럼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밀러는 신부 월드먼이 미 국토안보부 대변인으로 일했던 2018년부터 친구들의 소개로 그를 만나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 커플 외에도 스테퍼니 그리셤(43) 백악관 대변인과 맥스 밀러(31) 대통령 의전실장 등 다수 커플이 백악관 사내 연애를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NYT는 "정치 성향이 맞는 상대를 찾다 보니 연애도 그들 스스로 고립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