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한테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은 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환자가 대구에서 또 나왔다. 정부는 18일 "대구 거주 여성(61)이 우한 코로나 검사 결과 31번째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31번 확진자는 최근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확진된 서울 종로에 사는 29·30번 확진자 부부가 어떻게 우한 코로나에 걸렸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이른바 '불특정 감염' 확진자가 3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서울·인천·강원·전북·광주광역시 등에서는 확진자가 나왔지만 영남권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우한 코로나가) 종식 단계로 가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지역사회 감염(불특정 감염)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3명처럼) 어디서 병을 얻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우한 코로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기존 입국자 검역과 접촉자 자가 격리와 같은 우한 코로나 봉쇄 전략을 썼지만 앞으로는 국내에서 확산될 수도 있는 불특정 감염에도 대비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쓰기로 했다. 불특정 감염 대책으로는 원인 불명 폐렴 환자를 격리·검사하고, 소규모 의원급 병원에서도 의심 환자를 검사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새 대응 지침을 이르면 20일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코로나 19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눈앞에 와 있다"며 "불특정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대구시는 31번 확진자의 동선을 일부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직장 본사를 다녀온 이후 줄곧 대구에만 머물렀다. 특히 지난 7일 교통사고를 당해 열흘간 대구 한 한방병원에 입원한 상황에서 수시로 외출하면서, 두 차례 교회 예배, 호텔 뷔페식당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17일 오후 3시 30분 발열·폐렴 증상을 호소하며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대구의료원에 격리됐다.
정부는 이날 일본에 공군 3호기를 파견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우리 국민 6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 등 7명을 데려오기로 했다. 이들은 19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