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1번째 확진자가 첫 진료를 받은 대구시 수성구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됐다.

대구에서 국내 31번째로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61세 여성 A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대구 새로난 한방병원에 11일간 입원하던 중 격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입원 기간 교회와 호텔 등을 방문했다. 입원 전인 지난달 말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회사 본사도 다녀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영남권에서 발생한 첫 우한 폐렴 확진자다. 그는 서울 종로구에 사는 29번 환자(82·남)와 부인인 30번 환자(68)처럼 해외 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는 등 감염 경로가 불투명해 대구에서도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지난 10일부터 발열과 폐렴 증세를 보여 14일 실시한 영상 검사에서 폐렴 소견을 확인하여 항생제 치료 등을 받았다. 수성구보건소가 17일 오후 4시30분쯤 대구의료원에 검사 의뢰해 오후 11시쯤 1차 양성 판정이 나왔다. A씨는 18일 오전 5시30분쯤 질병관리본부의 2차 검사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아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돼 음압 병실에 격리됐다.

앞서 A씨는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이튿날 오후 9시쯤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이 병원 4인실에 혼자 머물며 치료를 받았다.

입원 전인 지난 6∼7일은 대구 동구에 있는 직장에 출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에 입원했던 지난 9일과 16일에는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2시간씩 예배에도 참여했다. 15일에는 지인과 동구에 있는 퀸벨호텔 뷔페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에 있는 소속 회사 본사를 방문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 환자가 지난 7일부터 양성 판정을 받은 17일까지 파악된 외부 활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장 대응팀 12명을 대구에 파견해 대구시 보건당국 등과 협력해 31번 환자의 상세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A씨가 입원했던 새로난한방병원에 대해 출입통제에 들어갔다. 또한 이 병원 입원 환자 33명과 의료진 등을 상대로 밀접 접촉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A씨의 남편과 자녀 2명은 자가 격리 중이다.

보건당국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확진 환자 동선에 따른 방역을 실시하고 공간 폐쇄, 접촉자 격리 등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 유입 차단에 중점을 뒀던 우한 폐렴 방역 대책을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에도 역량을 집중한다고 전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