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사재 100억달러(약 11조8400억원)를 출연할 예정이라고 17일(현지 시각) CNBC가 보도했다.

’베이조스 지구 기금’ 출범을 알리는 포스트.

베이조스는 환경보호를 위한 기금인 ‘베이조스 지구 기금(Bezos Earth Fund)’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해당 기금은 과학자와 환경 운동가들, 환경 보호 단체들의 자연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실현 가능하도록 경제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조스 지구 기금은 빠르면 올 여름부터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는 지구를 살릴 수 있다"며 "기업들과 국가, 국제 기구와 개인들이 다같이 행동해야한다"고 밝혔다. 본인 또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탐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물류를 배송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에 대해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베이조스의 ‘깜짝’ 발표는 아마존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비난을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CNBC는 전했다.

배송 과정에서 자동차나 비행기 등의 운송 수단을 이용하는 아마존이 과도한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은 이미 내부에서부터 수차례 나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직원들이 아마존의 주주총회에 참여해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베이조스는 4개월 후인 9월, 2021년부터 배송에 쓰이는 일반 밴이 아닌 전기 밴을 구매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그 수를 1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2018년 베이조스가 한 행사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올해 초 회사의 기후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직원 두 명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두 직원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아마존 법무·인사팀은 직원들이 회사 외부 커뮤니케이션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통지하며 해고 가능성까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직원이 위반한 회사 정책은 사측 승인 없이 직원들이 외부에 회사 사업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뒤이어 아마존 직원 모임인 ‘기후 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들’이 부당한 해고 위협과 회사 외부 커뮤니케이션 내규를 비판하는 공개 성명서를 냈다.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350명의 아마존 직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기후 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들’ 모임은 베이조스가 1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한다고 발표하자 "베이조스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석유와 가스 산업 지원에 호의적인 아마존의 현 상황과 어떻게 절충안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스럽다고 입장을 냈다.

한편 아마존은 2030년까지 기존의 화석 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추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