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에서 코믹한 북한 사투리와 능청 연기로 사랑받은 배우 양경원(왼쪽)과 김선영.

남한 재벌의 딸과 북한 장교의 러브 스토리라는 파격적 발상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16일 방송한 tvN '사랑의 불시착' 마지막회가 시청률 21.6%(닐슨코리아 전국)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 20.5%로 종영한 '도깨비'를 뛰어넘은 수치다. 40~50대 여성이 특히 열광했다. 마지막회에선 40대와 50대 여성 시청률이 각각 29.4%, 22.7%까지 치솟았다. 40대 남성 시청률도 23.6%. 남녀를 가리지 않고 시청자들 마음을 사로잡은 데는 현빈·손예진 등 주연뿐 아니라 '신스틸러'로 불리는 조연들 역할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돋보인 배우는 북한군 민경대대 5중대 특무상사 표치수 역을 맡은 양경원이다. "후라이까지 말라(거짓말하지 마)" 같은 실감 나는 북한 사투리와 능청맞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얼굴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올해 39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드라마 출연은 이번이 두 번째. 극 중 윤세리와 티격태격 말싸움을 주고받는 장면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런 장면만 모아 편집한 '말발 대결 티키타카 모음집' 동영상 조회 수는 449만회에 달한다. '이 역할을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는 댓글이 1만2000개의 공감을 받았다.

지난해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나인(삼성 갤럭시 휴대전화) 써? 나는 텐 써"라는 명대사를 만들어내며 활약했던 배우 김선영은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인민반장 나월숙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술 취해 '권력들' 앞에서 완벽한 북한 사투리로 "맞바람이 아니구 피바람이 불겠구나야"라며 '사이다 주정'을 하는 장면이 폭소를 자아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에 출연했던 장혜진·박명훈 두 배우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기생충에서는 부잣집에 빌붙어 살았던 두 사람이,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재력과 권력을 겸비한 집안의 '현실 남매'를 맡았다. 화려한 차림새에 '샴팡(샴페인)'을 즐겨 마시는 평양 최대 규모 백화점 사장 고명은(장혜진)과 조선인민군 '원 스타'이자 조카 서단(서지혜)을 끔찍이 아끼는 따뜻한 삼촌 고명석(박명훈) 역을 맡아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