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일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칩거 들어간 듯
주변선 "숙고 시간 갖는 듯⋯ 결심 서면 백의종군 자세로 총선 승리 위해 뛸 것"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17일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불참했다. 다만 출범식 소개 영상에는 유 의원이 등장했다.

유승민 의원이 17일 결국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신설 합당해 탄생한 미래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유 의원이 이끌었던 새보수당이 미래통합당에 합류했지만 유 의원이 출범식에 불참하면서 미래통합당의 화학적 결합이 아직 덜 됐다는 말도 나왔다.

이날 통합당 출범식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의동 책임대표, 전진당 이언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새보수당에서는 정병국 통합신당공동준비위원장,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유승민 의원은 미래통합당 소개 영상에 등장하긴 했지만 출범식에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황 대표와 함께 미래통합당의 축으로 불린 유 의원의 불참을 놓고 유 의원이 4·15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신설 합당의 조건으로 제시한 보수 혁신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보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뿌리부터 재건돼야 한다"며 "개혁보수는 한국 정치가 갈 수 밖에 없는 필연적 길이다. 저의 제안에 대한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만 유 의원의 출범식 불참이 통합당 합류 거부는 아니라고 새보수당 측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불출마 선언 이후 국회에 모습을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는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다"고 했다.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도 유 의원과 최근에는 연락을 잘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유 의원이 불출마 선언 이후 그동안의 정치를 되돌아보고 있는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것 같다"며 "시간을 좀 주자는 차원에서 연락을 잘 않고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의 한 측근은 "유 의원은 9일 불출마 선언 후 일절 대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보수 혁신과 총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해야겠다고 판단이 서면 백의종군의 자세로 누구보다 정열적으로 미래통합당을 위해 뛸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거두고 서울 등 수도권에 출마해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태거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하고 있다. 다만 유 의원 측근들은 "유 의원 성격상 본인이 한 불출마 선언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