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번, 증상 발현 후 11일 동안 병원·약국 등 12번 방문
강북서울외과의원 6번, 신중호내과의원 2번 방문
부인 30번, 8일부터 감기 증상… 남편 보호자로 병원 동행도
30번,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의료진 업무배제 조치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우한 폐렴(코로나19) 29번 환자(남·82)는 지난 5일 증상이 발현돼 우한 폐렴 의심으로 격리될 때까지 병원 2곳과 약국 2곳을 총 12번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 기간 114명과 접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29번 환자, 외과 치료 위해 특정 병원 정기 방문…도시락 배달은 없었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번 환자가 지난 5일부터 마른 기침 등의 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보고, 전날인 4일부터의 이동 경로를 17일 발표했다.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가 폐쇄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음압격리실에서 16일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29번 환자는 지난 5일부터 격리된 15일까지 11일 동안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강북서울외과의원을 6번, 신중호내과의원을 2번 방문했다. 또한 역시 종로구에 있는 보람양국과 봄약국을 각각 2번씩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본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지난 5일 오후 2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신중호내과의원을 방문했으며, 오후 3시 10분 종로구 보람약국을 찾았다. 10분 뒤인 3시 20분에는 종로구 강북서울외과의원에도 갔다.

이틀 뒤인 7일 오후 2시 40분 신중호내과의원을 재차 방문했으며, 다음 날인 8일 오전 11시 30분에 강북서울외과의원을 또 찾았다. 오전 11시 40분에는 종로구 봄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았다.

10일 오전 9시 50분 강북서울외과의원을 다시 찾은 29번 환자는 진료 후 오전 10시 15분 5일 방문했던 보람약국을 방문했다. 이어 11일 오전 11시쯤과 12일 오전 10시 50분에도 강북서울외과의원을 갔다. 12일 오전 11시 5분에 봄약국에 들렀다.

29번 환자는 15일 오전 11시에도 강북서울외과의원을 갔다가 심근경색 의심으로 오전 11시 45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심근경색 진단 중 엑스레이 촬영에서 폐렴이 발견됐으며, 이어진 CT(컴퓨터단층촬영)에서 바이러스성 폐렴 소견을 받고 오후 4시 음압병동에 격리됐다.

29번 환자는 격리 후 진행한 우한 폐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16일 오전 2시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격리 이송됐다.

29번 환자가 접촉한 사람 114명 가운데 76명은 고대 안암병원에서, 37명은 강북서울외과의원과 신중호내과의원, 보람약국, 봄약국 등에서 만난 사람이다. 나머지 1명은 배우자로, 전날 밤 국내 30번 환자로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29번 환자의 병원 방문 이외 다른 동선에 대해 추가 조사 중이다. 특히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지난 4일과 6일, 9일, 13~14일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29번 환자는) 의료기관 중에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2016년 외과 치료를 받은 환자가 후속 조치를 위해 이 병원을 지속적으로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5일부터 마른 기침과 몸살 기운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찾은 건 원래 가지고 있던 질환의 치료가 주 목적이었다"고 했다.

29번 환자가 그동안 종로구 일대에 사는 독거노인을 위해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방역 당국은 "발병일인 5일 이후에는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30번 환자, 지난 8일 증상 발현 서울대병원 진료… 고대 안암병원도 보호자로 동행

29번 환자의 아내인 30번 환자(여·68)는 접촉자 조사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다. 다만 30번 환자는 지난 8일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다. 또 이날 감기약을 먹고 있었다. 방역 당국은 6~8일을 30번 환자의 증상 발현일로 보고 있다.

30번 환자가 지난 8일 외래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병원.

현재 해당 병원은 공간 소독이 완료됐고, 의료진은 업무 배제된 상태다. 또 30번 환자는 몸살 기운으로 남편이 방문했던 강북서울외과의원에서도 진료를 받았다. 지난 15일 29번 환자가 고대 안암병원 응급실로 갔을 때는 보호자로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질본 관계자는 "30번 환자는 지난 8일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고, 해당 의료기관의 공간 소독은 완료가 된 상태"라고 했다.

다음은 질병관리본부가 17일 발표한 29번 환자의 이동경로

○ (2월 4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5일) 14시 50분경 서울시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신중호내과의원,
지봉로 61-1) 방문, 15시 10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보람약국, 종로 326) 방문,
15시 2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지봉로 29) 방문

○ (2월 6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7일) 14시 2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신중호내과의원) 방문

○ (2월 8일) 11시 3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1시 40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봄약국, 지봉로 37-1) 방문

○ (2월 9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10일) 9시 5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0시 15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보람약국) 방문

○ (2월 11일) 11시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 (2월 12일) 10시 5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1시 5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봄약국) 방문

○ (2월 13~14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15일) 11시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1시
45분경 성북구 소재 의료기관 응급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방문, 16시경
음압격리실로 이동

○ (2월 16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