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 아파트 단지들은 가구당 2장 내외의 출입증을 발급하고, 출입증이 없는 사람의 아파트 출입을 금지했다. 아파트 단지는 출입문 1개만 열어놓고 붉은 완장을 찬 보안요원이 24시간 출입증을 확인한다.

베이징시의 경우 지금까지 후베이성 등 우한 폐렴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다녀온 사람만 2주일간 자가격리 조치했지만, 14일부터는 한국 등 외국을 비롯해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온 모든 사람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 하도록 했다.

中근로자, 공장 옥상서 혼밥 - 지난 14일 중국 쓰촨성 쑤이닝에 있는 한 전자제품 공장 옥상에서 종업원들이 우한 폐렴 감염을 막기 위해 칸막이로 가려진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우한 폐렴 여파로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지난 9일까지 연장했던 중국 현지 공장 상당수는 지난 10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 폐렴에 대해 '인민 전쟁'을 선포하자 중국 내 도시들이 '봉쇄식 통제' '전시(戰時) 통제'로 이름 붙인 조치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960~70년대 마오쩌둥 시절의 통제 방식이 부활했다"며 "중국에서 최소 7억6000만명이 이런 통제를 받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봉쇄, 이동 제한이다. 필요한 조치도 있지만, 마오 시절과 마찬가지로 과도하고 자의적인 조치가 문제가 됐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저장성 원저우시의 방역 관계자들이 자가격리 대상자 집으로 찾아가 현관에 쇠사슬을 묶는 장면이 논란이 됐다. 해당 주민이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소연하자 방역 관계자는 "급하면 긴급 연락처에 전화하라"고 말했다. 격리를 우선하다 보니 의심 환자를 호텔방에 가둬 상태가 악화되거나, "한 가구당 한 명만 외출할 수 있다"는 출입 규정 때문에 아픈 가족만 혼자 집 밖에 내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례 없는 개인 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윈난성은 주민들의 동선을 파악하겠다며 지난 12일부터 은행, 수퍼마켓 등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휴대전화로 QR 코드를 스캔하고 나올 때도 스캔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거부할 경우 출입이 금지될 수 있다.

저장성 이우시 기차역은 도착 승객들에게 최근 14일간 어느 지역을 다녔는지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승객들은 이동통신사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최근 머물렀던 성·시의 정보를 받아 방역 요원에게 보여줘야 하며 이를 거부하면 역에서 나갈 수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