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자유한국당 김성태(3선·서울 강서을) 의원에 이어 박인숙(재선·서울 송파갑)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의원은 총 15명이다. 한국당 내에선 "현역 의원 불출마를 계기로 인적 쇄신, 통합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을 끌어들인 원죄와 보수 우파 분열의 원죄를 저 스스로 모두 떠안고 가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김 의원은 "제 정치 여정의 마지막 책무는 통합의 완성"이라며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 보수 우파에 통 큰 화해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16일 본지 통화에선 "이번 총선에서는 수준 높은 도덕성으로 정의와 공정을 비교하고 공격해야 한다"며 "비록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에 조그마한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딸의 KT 정규직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국당 박인숙(재선·서울 송파갑) 의원도 이날 "미래통합당의 성공을 돕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의 지지세가 강한 '강남 3구'에서의 총선 불출마는 박 의원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이제는 물러날 때"라며 "17일 출범하는 미래통합당의 성공을 위해,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야 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이번 총선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당의 텃밭인 TK 지역에서는 정종섭(초선·대구 동갑) 의원을 제외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없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진 것과 대비된다. 오히려 TK 의원들은 "TK가 당의 식민지냐"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