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연속 발생했던 지난 7일 오후 3시경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를 찾았다. 홍대 거리는 대학생과 관광객뿐만 아니라 인근 초·중·고교생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은 단연 PC방과 코인노래방.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들의 여가 생활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 PC방 5곳과 코인노래방 5곳을 기자가 직접 돌아봤다.
역에서 가장 가까운 PC방이 있는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김모(서울 마포구·고3)양은 "홍대입구역 근처 학원을 다녀서 나왔다"며 "요즘 PC방이나 코인노래방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아예 가지 않고, 학원만 아니면 주로 집밖에 나오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김양의 말처럼 PC방이나 코인노래방을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정말 줄었을까. 기자가 막상 PC방에 들어서자,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기고 있는 학생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특히 역에서 가깝고 규모가 큰 곳일수록 코로나19가 퍼져 나가기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역에서 3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PC방의 점장은 "낮 시간대에는 PC방을 찾는 학생들이 줄었지만, 밤 시간대에는 이전과 비슷하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 물티슈를 나눠주고, 자리 청소를 좀 더 꼼꼼히 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관련해 별도의 안내나 조치를 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다중이용시설인 PC방은 특히 옆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 머물러야 하는 공간이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은 드물었다. 최대 7~10명이 나란히 앉아 있는 한 줄에 1~2명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수준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들 중에는 친구들과 침을 튀기며 게임 전략을 얘기하고, 왁자지껄하게 웃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코인노래방도 상황은 비슷했다. 역에서 약 200m 떨어져 있는 코인노래방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미 만실임에도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몰려왔다. 기자가 코인노래방을 한 바퀴 둘러보는 동안에도 3~4팀이 연달아 입장했다. 반면, 역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홍대 놀이터 인근의 코인노래방은 전체 10여 개 방 중에서 단 1개 방에서만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코인노래방의 점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마이크 덮개를 반드시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다만, 코인노래방을 찾는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PC방, 코인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발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존 여가생활에 대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학이 늦춰져 학교에 가지 않는 일수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봄방학 전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친구 3명과 함께 홍대 길거리를 구경하던 이모(서울 오류고 3)양은 "코로나19 발생 이후로 백화점처럼 사람이 많은 곳엔 잘 가지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친구들과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낼 만한 곳을 찾다가 홍대에 왔다"고 했다.
앞으로 본격적인 봄방학을 맞아 PC방과 코인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청소년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업소에서는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요구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할 때는 손 씻기 등 기본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