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월 임대료를 5~20% 깎아주기로 했다.

전주시는 14일 지역 건물주들과 '코로나19 극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력 선언식'을 열었다. 이날 상생 협력을 맺은 건물주는 모두 64명으로, 점포 121곳을 소유하고 있다. 건물주들은 이번 달부터 우한 폐렴이 박멸될 때까지 입주한 상인들에게 월 임대료를 5~20% 깎아주기로 했다. 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전주 객리단길과 한옥마을 인근 풍남동 상점, 전북대 대학로 등에 있는 건물이다. 건물주들은 이 운동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자영업자와 지속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점포 14곳)이 임대료를 10% 이상 내리기로 결정했다. 우선 3개월간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1월부터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한옥마을 사랑 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던 전주시와 한옥마을 상인회가 협업해 이뤄낸 결과다. 전주 한옥마을 월 임대료는 66㎡(20평) 기준 600만원 정도다. 이보다 더 큰 규모일 경우 월세가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수 한옥마을 사랑 모임 회장은 "다른 건물주들도 지역사회 상생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해준다면 지속 가능한 한옥마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해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전주는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주말이면 관광객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던 전주 한옥마을은 지난 설 명절 이후 한산한 모습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한옥마을에 입주한 상인들의 매출이 30~50%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주시는 이달 초부터 주민자치위원회와 상인회, 건물주 등을 설득했다. 우한 폐렴이 불러온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임대료 인하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해 상생 협약을 이끌어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우한 폐렴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움직임이 전주 한옥마을에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임대료 인하로 상생의 에너지를 일으켜 더 따뜻하고 더 감동적인 전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