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함께 ‘설국열차’, ‘옥자’로 호흡을 맞췄던 영국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틸다 스윈튼이 ‘드라마판’ 기생충 여주인공 물망에 올랐다.

14일(한국시각) 미국매체 더 일루미너디(The Illuminerdi)에 따르면 틸다 스윈튼이 HBO에서 제작하는 기생충 드라마 버전에 캐스팅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헐크’로 널리 알려진 마크 러팔로의 출연설에 대해서도 ‘캐스팅 제안이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영화 ‘옥자’에서 호흡을 맞춘 봉준호 감독(왼쪽)과 배우 틸다 스윈튼.

이 매체는 틸다 스윈튼이 원작 영화에서 장혜진이 연기한 충숙을, 마크 러팔로는 송강호가 맡은 기택 역할을 각각 제안 받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할리우드 관례상 가장 큰 배역을 먼저 캐스팅하기 때문에 마크 러팔로와 틸다 스윈튼이 송강호와 장혜진이 소화한 기택과 충숙 부부 역할 제안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의 사단이라고 해도 될만큼 봉준호 감독과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은 영화 '설국열차'(2013), '옥자'(2017) 등을 함께 했으며 이후에도 우정을 이어왔다. 틸다 스윈튼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열린 '기생충'의 공식 상영에도 참석해 봉 감독과의 의리를 몸소 보여준 바 있다.

HBO에서 준비 중인 기생충의 드라마 버전은 '빅쇼트', '바이스' 등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아담 맥케이 감독이 봉준호 감독과 함께 총괄 제작을 맡는다. 총 6시간 분량으로 5개에서 6개 에피소드로 나뉘어 방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 시즌에도 '기생충'의 '미드' 버전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그는 "'기생충'을 쓸 때 나는 두 시간이라는 러닝 타임 안에 담기 어려운 더 많은 아이디어들을 떠올렸었다. 만약 러닝 타임이 더 길어질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을 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아담 맥케이와 곧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나는 TV산업과 친숙하지는 않지만 이 한정된 시리즈가 '기생충'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이야기의 더 깊은 곳까지 가닿는 확장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