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탈옥수' 신창원(54)이 최근 '용변 볼 때도 방범카메라에 노출되는 등 교도소에서 20년 이상 과도한 감시를 받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12일 '감시가 과도했다'며 교도소 측에 시정을 권고했다.

신창원은 강도살인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8년째 복역 중이던 1997년 부산교도소에서 탈옥했다. 교도소 내 노역 작업 중 얻은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4개월간 하루 20분씩 톱질해서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내고, 건물 외벽 환기통을 타고 내려가 신축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로 교도소 담장을 넘어 탈출했다.

경찰이 그를 다시 잡기까지는 2년 6개월이 걸렸다. 이 기간 신창원이 도망 다닌 경로는 총 4만㎞가량이라는 추계도 나왔다. 당시 체포 직전까지 갔다가 번번이 경찰을 따돌려 '희대의 탈옥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범죄자로는 처음으로 인터넷 팬카페가 개설됐고, 그가 부잣집에만 들어가 절도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의적'이라고 칭송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신창원 신드롬'은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살던 신창원을 알아본 한 가스레인지 수리공의 신고로 끝났다. 체포될 때 그가 입었던 알록달록한 셔츠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당시 경찰도 일각의 신창원 옹호 여론을 의식, 수사 결과 발표에서 "그는 교활한 범죄자에 지나지 않는다"며 "탈옥 후 어린이 돌 반지를 훔치는 등 90여건의 강도·절도 범죄를 통해 총 5억원을 털었고 그 돈을 모두 탕진했다"고 강조했다. 신창원은 최종심에서 징역 22년 6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고, 지금까지 독방에서 생활 중이다.

신창원이 수감돼 있는 광주교도소는 신창원의 인권침해 주장에 대해 "장기 수형 생활에서 비롯된 정서적 불안으로 언제든 다시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필요한 범위에서 전자 장비를 이용하여 경계·보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다시 붙잡힌 신창원은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자살 시도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다"며 "2019년에 실시한 교정심리검사 결과에서 일반 수형자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년 넘게 과한 감시가 이뤄지는 것은 사생활 비밀과 자유가 제한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