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소 500명의 의료진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의료진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방호복이 부족해 우의를 입고 진료에 나서는가 하면, 마스크가 없어 침대보를 잘라 마스크를 만들어 쓰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한에서 의료계 종사자 최소 50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윗선에서 이같은 사실을 대중에 공개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보도했다.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의자에 앉은 채 잠을 청하고 있는 중국 의료진.

SCM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처음 알린 의사 리원량의 사망 이후 중국 당국이 의료진의 사기를 북돋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익명을 요구한 우한의 한 주요 병원 의사는 감염된 동료의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보고 많은 의료진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료진은 지난달 중순까지 500여명이었고, 의심환자는 600여명에 이른다.

방호복과 마스크 등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자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급기야 우한 셰허병원 의료진은 적십자의 지원을 기다리지 못하고 "물자가 부족한 게 아니라, 아에 없다"며 대중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우한 시민들이 나서 방호복 3000여벌에 의료용 마스크 2만4000개를 헬리콥터에 실어 보냈지만 물자 부족과 열악한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국 내 의료진의 감염, 물자 부족, 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외신이 전했다.

우한폐렴 환자가 속출하면서 밤낮없이 일하는 의료진의 과로도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병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의료진의 감염률은 이번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염성을 보여준다며 병원 내 감염 위험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후베이성 보건 당국은 12일 오전 0시 현재 후베이성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106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전체 사망자는 1110명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