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다(Parasite)!" 10일(현지 시각) 미국 할리우드 돌비 극장 주변을 메운 사람들이 저마다 '기생충'을 외쳤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이 극장 기둥에 '2019 PARASITE'란 글자가 새겨진 순간이다. 이날 할리우드에 있는 '아크라이트 시네마'에는 LA필름스쿨 학생들이 '기생충'을 보러 왔다. "오스카 수상을 기념해 또 보러 왔다"는 이들은 "'흑백판'도 볼 것"이라고 했다.

오스카 트로피 4개를 들어 올린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 흥행 역사도 새롭게 쓸 기세다. 미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스크린 수를 이번 주말 2000개로 늘린다. 작년 10월 뉴욕과 LA 상영관 3곳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까지 스크린 1060개를 넘어섰다. R등급(청소년 관람 불가)이지만 '아카데미 특수'와 마니아들의 'N차 관람'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 봉준호 감독도 9일 수상 간담회에서 "영화 '두 교황'에 출연한 배우 조너선 프라이스도 두 번 봤다고 하더라"고 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의 북미 누적 수입은 3553만달러(약 420억원)로 역대 외국어 영화 중 흥행 6위.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은 "'기생충'은 이미 DVD로도 관람이 가능하지만 오스카 수상 효과로 4500만달러(약 534억원)까지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경우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역대 4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미 대륙의 열기는 영국도 집어삼킬 기세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오르며 지난 7일 100여 곳 1554 상영관을 확보해 아시아 영화 중 최대 규모로 개봉한 '기생충'은 이번 수상으로 4배 정도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명 영화 체인 커즌(Curzon)의 필립 내치불 CEO는 "'1917'에 승리를 거두면서 최다 400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평단도 열광적이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영화 리뷰에서 "숨 막히게 하는 명작"이라며 별 5개 만점을 줬고, BBC는 "이 시대에 이러한 영화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극찬했다.

현재 '기생충'은 미국·프랑스·호주 등 67국에서 상영 중이다. 수입국은 205곳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박스오피스 매출은 1억6536만달러(약 1959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