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LA 한인식당에서 봉준호 감독이 회포를 풀고 있다. (아래 사진)LA 기생충 파티에 참여한 퀸시 존스(오른쪽).

"나는 내일 아침까지 술을 마시겠다."(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소감)

봉준호 감독의 계획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아카데미영화제(이하 오스카)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마라톤 코스 마지막 100m 구간에 진입하는 느낌"이라 말했던 봉 감독의 '술 마라톤'은 9일(이하 현지 시각) 시상식이 끝난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시작은 이날 오후 4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호하우스'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프라이빗 파티. 시상식에 들어가지 못한 이를 비롯해 VIP들을 위한 자리였다. 한식과 칵테일로 준비됐고, 노래방 기기도 설치했다. 파티 음악은 DJ 벨라 피아스코, 안나 칼데론이 맡았다. 오스카 4개 부문을 거머쥔 뒤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고, 한국 아이돌 그룹 'A.C.E(에이스)'도 축하 공연을 했다. A.C.E는 BTS와 H.O.T의 노래를 비롯해 자신의 히트곡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시상식이 끝난 뒤 봉준호 감독과 배우 등은 오스카 공식 파티에 이어 소호하우스 파티에 합류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그의 할리우드 인맥인 팝의 거장 '퀸시 존스' 등이 참석했다. 이후 50여명의 '기생충'팀은 LA 코리아타운 한식당 '소반'으로 자리를 옮겼고, 파티는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이어졌다. 송강호·조여정 생일 축하를 겸했다. 현지 매체 '이터'는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는 봉 감독 등을 위해 갈비찜과 은대구 조림, 비빔밥 등이 차려졌다"고 전했다.

봉 감독에 대한 축하는 스타들의 지지로 이어졌다. 미 방송인 존 밀러가 9일 트위터에 "봉 감독은 한국어로 소감을 말했다. 미국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조롱하자 오스카·그래미 수상 경력의 팝스타 존 레전드는 "이런 멍청한 글을 쓰면 누가 돈을 주느냐"라며 분노했다. 야후 재팬에선 '기생충' 작품상 수상과 관련해 "납득이 가는가?"란 설문 조사를 진행해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