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번 환자, 3번과 지난달 22·24일 강남 성형외과 동행
3번은 지난달 25일 격리… 격리 17일 만에 2차 감염 나와
기존 최장 잠복기 14일 지난 국내 첫 감염 사례 여부 주목

국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8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번 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이날 3번 환자의 지인인 30세 중국인 여성이 우한 폐렴 확진을 받고, 격리됐다.

1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번 환자는 30세 중국인 여성으로, 3번 환자(남·54)의 지인이다. 자가 격리 중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돼 현재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28번 환자는 증상이 없어 격리만 하고 검사하지 않았는데, 중국에 돌아가기 전 점검 차원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증상이 나온 것"이라며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바이러스가 거의 없고 증상도 미약한 상태여서 이번 주말까지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28번 환자는 3번 환자와 같이 다녔기 때문에 초기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고, 젊고 건강해 증상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체내 있다고 해도 증상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라고 했다.

◇28번 환자, 3번 환자와 국내서 동행…3번 확진된지 17일만에 '양성' 판정
28번 환자는 지난달 22일과 24일 3번 환자와 함께 강남 성형외과에 함께 갔던 인물로, 지난달 26일부터 3번 환자의 어머니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번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서 지난달 20일 일시 귀국했다가 우한폐렴 증상이 나타나 지난달 25일 격리조치됐고,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번 환자는 자가 격리 기간 발열 등 우한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또 성형외과에서 처방 받은 진통 소염제를 복용하고 있어 증상 확인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3번 환자와의 접촉자로 자가 격리 해제 시점(마지막 접촉일 1월 25일)을 앞둔 지난 8일 1차 검사가 이뤄졌고, 보건 당국은 이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의 경계선상의 결과가 나와 재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어 9일과 10일 2번의 검사가 이뤄졌으며, 10일 마지막 검사에서 바이러스 양이 늘어난 것이 확인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질본은 일단 28번 환자가 3번 환자로부터 2차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28번 환자가 국내 동선이 일치하고 3번 환자가 이미 6번 환자에 우한폐렴을 전파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 환자가 살고 있는 중국 우한시 현지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28번 환자는 3번 환자에게서 전파됐을 가능성, 이미 감염됐지만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 둘 다 있다"며 "28번 환자는 (성형외과에서) 의학적 처치 이후 진통 소염제를 처방 받았고, 약을 잠복기 중에 복용했기 때문에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8번 환자와 함께 자가 격리 중이었던 3번 환자의 어머니는 재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됐지만, 28번 환자 발생으로 자가 격리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는 게 질본 설명이다.

◇중국서 잠복기 최장 24일 논문 나와…질본 "제한된 연구, 잠복기 조정 없어"

28번 환자의 확진일은 3번 환자가 격리조치된 지 17일 만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14일을 지나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어서 방역 당국의 대응이 주목돼 왔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지금까지 최장 잠복기 14일을 격리 기간으로 설정해 의심환자들을 관리해 왔는데 잠복기가 더 길다면 예방·통제 방식도 달라져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중국에서도 우한폐렴의 잠복기가 최장 24일에 이를 수 있다는 중국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날 중국 과학망에 따르면 중국의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이끈 연구진은 최신 논문에서 신종코로나의 잠복기는 중간값이 3.0일이며 범위는 0∼24일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은 초고 형태며, 연구자 역시 논문에서 연구가 굉장히 제한된 정보로 작성됐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에서 잠복기를 14일로 잡고 있는데, 이 논문을 잠복기 확대에 대한 근거로 삼기에는 객관적 사실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잠복기를 14일에서 더 단축해 시행하는 곳도 있다"며 "이 때문에 잠복기 기준을 바꿀 계획은 없고, 전문가 협의 진행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3번 환자, 6·28번에 전파…6번은 10·11·21번에 전파
28번 환자는 6번 환자(남·55)에 이어 3번 환자로부터 2차 감염된 두 번째 사례다.

6번 환자는 지난달 22일 오후 3번 환자와 서울 강남구 한일관에서 함께 식사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6번 환자는 가족인 10번(여·54)·11번 환자(남·25)에 대한 3차 감염으로 이어졌다. 11번 환자는 비교적 젊고, 증상이 빨리 발견돼 전날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21번 환자(여·59) 역시 6번 환자에서 전염된 3차 감염 사례자다. 21번과 6번 환자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