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너무 많은 상을 받다 보니 수상 소감 밑천이 드러났네요. 결국 술 발언까지 했어요(웃음). 작년 5월 칸영화제부터 시작한 여정이 가장 행복한 형태로 마무리된 것 같아 기쁩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 후 베벌리힐스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왜 우리에게 작품상을 줬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우 이선균도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 이게 한국 영화사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봉 감독은 과거 "외국어 영화 속 자막 1인치 장벽" "아카데미는 로컬 영화제"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했다. "지금 와서 보니 때늦은 발언이었다. 이미 장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갈수록 달변이 되는 건 "통역을 가진 사람의 특권"이라고 했다. 그는 "첫 문장만 생각하고 올라가면 된다. 그 문장을 통역할 동안 난 다음 문장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독상 받을 때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 건 "진심"이라고 했다. "무대에 올라가니 스코세이지 감독이 한눈에 들어오더라. 대학 때 책을 보며 공부했던 분인데, 저분을 저기 앉혀 놓고 내가 여기 선 것 자체가 굉장히 비현실적이었다."
봉 감독의 페르소나 송강호는 "영화 '살인의 추억'부터 현재까지 봉 감독 영화에 네 번 출연했는데 다섯 번째는 모르겠다. (봉 감독 영화는) 너무 힘들다. 계단도 너무 많이 나오고, 비도 맞아야 하고, 반지하로 내려 보내고. 다음번에 사장 역이면 한번 생각해보겠다"며 농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