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드먼 중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심판이 무죄로 마무리되자 불리한 증언을 한 사람들에게 보복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지원을 미끼로 정적(政敵)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수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했다는 의혹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7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고든 손들런드 주유럽연합(EU) 미국 대사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빈드먼의 쌍둥이 형제로 NSC 변호사로 일하던 예브게니를 축출했다고 보도했다.

손들런드 대사는 이날 NYT에 보낸 성명에서 "대통령이 EU 주재 대사직에서 나를 즉각 소환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오리건주(州)의 호텔 사업가인 그는 2016년 대통령 취임위원회에 100만달러를 후원한 뒤 2018년 7월 EU 주재 대사로 임명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 하원 청문회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 압박과 미국의 군사 원조 사이에 "대가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에 상반되는 진술을 한 것이다.

빈드먼 중령의 변호사도 이날 "빈드먼 중령은 진실을 말했다가 떠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빈드먼 중령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할 때 배석해 들은 당국자 중 처음으로 하원 증언대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백악관의 만류에도 정복을 입고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바이든 부자에 대한 수사를 종용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NSC 법률팀에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빈드먼은 이미 이달 말까지 NSC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자리를 정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를 쫓아내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빈드먼의 쌍둥이 형제 예브게니는 이번 탄핵 과정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지만 함께 쫓겨났다. 빈드먼과 예브게니는 일단 국방부로 발령 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