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17·18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했다. 싱가포르에서 감염된 17번 환자는 일본(12번 환자)과 태국(16번 환자)에 이어 중국 외 국가에서 우한 폐렴에 감염된 세 번째 사례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감염자가 늘면서 중국뿐 아니라 이들 국가에 대한 검역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5일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2명의 추가 확진 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17번째 확진자인 A씨는 경기 구리시에 거주하는 38세 한국인 남성으로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지난 달 18일부터 24일까지 싱가포르를 방문했고, 이 컨퍼런스 방문자 중에 확진자(말레이시아)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지난 4일 선별진료소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았다. 이날 경기북부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 우한 폐렴 양성 반응이 확인됐으며, 현재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18번째 확진자 B씨는 21세 한국인 여성으로 16번 환자의 딸이다. B씨는 자가 격리 중 검사를 받았고, 이날 광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해 우한 폐렴 확진자로 판명됐다. 앞서 확진자로 학인된 어머니 16번 환자와 같은 전남대병원에 격리됐다.
질본은 "현재 확진환자 관련 심층역학 조사를 실시 중에 있으며, 추가 내용은 오후 2시 중간 경과 발표에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17·18번 확진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대응 제2차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7번과 18번 확진자에 대해 메모한 글을 읽고 있는 모습이 뉴시스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알려졌다. 이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9분 만에 질병관리본부는 17·18번 확진자에 대해 발표했다.
박 장관은 메모에 붉은색 펜으로 "17번 싱가포르 방문자에 이어" "18번 확진자 발생→16번 환자의 딸"이라고 적었다. '18번 확진자'에는 검은펜으로 두 줄이 그어져 있고, '확진자 발생'라는 단어 밑에는 괄호 안에 물음표(?)가 적혀 있다. 16번 확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전날 태국 여행을 갔다 왔다가 우한 폐렴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환자다.
한편 이날 당정청 협의회에서는 17·18번 확진자에 대해 따로 논의를 하지는 않았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협의회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17·18번 확진자에 대해 언급했나'라는 질문에 "(언급이) 없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