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미 상원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새로운 증인을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증언대에 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폭탄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볼턴의 증언이 무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상원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진행한 심리에서 반대 51표, 찬성 49표로 하원 탄핵소추 당시까지 이뤄진 조사 결과 외에 새로운 증인과 추가 증거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추가 증인 소환이 이뤄지려면 상원 전체(100명) 가운데 과반인 51명이 찬성해야 했다. 트럼프 백악관의 핵심 간부였던 볼턴의 증언을 들어봐야 한다는 민주당 의견에 대해 찬성하는 공화당 의원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공화당 상원의원 53명 중 밋 롬니 상원의원, 수전 콜린스 두 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볼턴의 증언 무산은 사실상 트럼프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볼턴은 트럼프를 탄핵 위기로 몰고 간 '우크라이나 스캔들' 사태를 바로 옆에서 목도한 인물일 수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가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약점을 잡기 위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부자(父子)의 비리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청탁했다는 사건이다. 볼턴이 다음 달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에게 타격을 줄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악관은 최근 책의 출간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볼턴의 증언이 무산되면서 탄핵 절차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상원은 트럼프 탄핵 여부를 결정지을 투표를 현지 시각 5일 오후 4시(한국 시각 6일 오전 6시)에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상원이 공화당을 장악하고 있어 트럼프가 탄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편 트럼프는 4일 의회에서 신년 국정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당초 공화당은 트럼프가 탄핵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국정 연설을 할 수 있도록 탄핵 심판 일정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전략이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