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교민들이 묵고 있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숙소 모습. 지난 1일 촬영했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돌아온 교민들이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격리 시설에 수용됐다. 이들로부터 수용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입소와 동시에 손 소독제, 체온계, 마스크, 세면도구, 생수 등을 지급받았다. 이후 각자 19㎡(6평)짜리 방에서 홀로 지낸다. 12세 미만 어린이만 보호자와 함께 지낼 수 있다. 방은 화장실과 샤워실, 발코니가 갖춰진 원룸과 비슷하다. 방 안에는 침대 두 개와 옷장, 간이테이블과 의자, 텔레비전, 거울이 놓여있다.

입소와 함께 배포된 10쪽짜리 생활 지침서에는 '방문은 닫고 생활한다''운영 요원과 대화를 나눠야 할 때는 마스크를 쓴 상태로 2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식사 시간이 되면 방진복을 입은 관리 요원이 개별 방 문 앞에 도시락을 내려놓고 노크를 한 뒤 떠난다. 첫날 저녁 식사 메뉴는 불고기와 제육볶음, 연어 구이, 소시지 2개, 메추리알, 새우튀김 등이었다. 식사 후 뒤처리는 스스로. 도시락과 함께 지급되는 노란색 의료 폐기물 봉투에 소독제를 뿌린 뒤, 다 먹은 도시락통을 넣고, 다시 소독제를 뿌려 복도에 마련된 지정 장소에 담아둔다. 복도에 나갈 땐 반드시 N95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아산 시설에 1일 입소한 박종천 후베이성 청소년 농구팀 감독은 "정해진 대로 밥을 먹고 뒤처리를 하고 나면 30분이 훌쩍 간다"고 말했다.

수용자는 의무적으로 매일 아침 9시와 오후 5시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각자가 지급된 전자 체온계를 귀에 꽂아 체온을 재고 문진표에 적어넣으면 된다. 진천 시설에 머물고 있는 정모(27)씨는 "식사 후 소화를 시키기 위해 방 끝에서 끝까지 1시간 동안 왔다 갔다 걸었다"며 "시설 관계자가 1일 오후 '읽고 싶은 책'을 신청받아 갔다"고 말했다. 수용 14일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귀가 조치된다. 이 모든 비용은 국가가 댄다. 치료비도 마찬가지다.

수용된 교민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 감독은 "우한에서는 병에 걸려도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불안함이 있었는데 고국에 돌아온 것만으로도 안심된다"고 말했다. 정씨도 "여기에 있는 사람들 모두 주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있다. 최대한 민폐 끼치지 않고 건강히 지내다 돌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