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등 다닌 명문 음악학교, 인종차별 논란 일으켜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음악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을 이유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계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많은 유명 한국인 음악가들이 수학한 곳이기도 하다.
30일(현지시각)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최근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발 전염병이 돌고 있는 관계로 동양계 학생(중국인·한국인·일본인 등)과 관련 위험 국가들에서 온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어 "다음 달 5일 오후 2시 의사가 왕진할 예정이며,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학생들만 수업 참석이 허용될 것"이라며 "이런 점을 해당 학생들에게 잘 주지시켜달라"고 부연했다. 로베르토 줄리아니 원장의 사인이 담긴 이 메일은 160여명의 교수 전원에게 보내졌다고 한다.
이 학교에는 42개국 총 1335명의 학생이 수학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아시아계는 81명이다. 한국 학생이 33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32명, 일본 11명, 필리핀·대만 각 2명, 북한 1명 등이다.
메일을 받은 교수들 사이에선 학교 측의 대응 방식이 지나치게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바이러스 위험국을 다녀왔는지 등을 묻지도 않고 모든 동양 학생들을 잠재적인 바이러스 보유자들로 판단해 수업 참석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메일을 받아든 교수들의 반응을 ‘말문이 막혔다(speechless)’라고 표현했다.
실제 강의실 출입이 금지된 대다수 동양계 학생들은 꽤 오랫동안 줄곧 로마 또는 인근 지역에서 거주해왔거나 출신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이민 2세들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 교수는 "(학교 측 대처가) 수업에 참석할 학생들의 권리를 해치는 것"이라며 "이는 공포를 확산하고 해당 학생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불합리하고 미친 통보(crazy communication)"라고 학교 측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