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30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찾아 마을 주민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진 장관의 발언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계란을 던졌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오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들을 격리 수용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찾았다가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진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우한교민 격리 시설 지정과 관련해 설명회를 가졌다. 진 장관은 "경찰인재개발원이 국가 보유 시설 중에 가장 많은 수용 능력을 갖췄기에 이곳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우리는 아직 만족스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 "대화가 안된다" "여기를 왜오나"며 진 장관을 향해 계란과 돌을 던지기도 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경호 인력이 투입돼 우산으로 진 장관을 보호했다. 경찰은 만일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현장에 경력 10개 중대 700여 명을 투입했다.

진 장관은 주민 항의가 잇따르자,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께 인근 초사2동 마을회관으로 장소를 옮겨 간담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진 장관이 마을회관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일부 주민은 "어디를 들어가냐" "문을 열라"며 유리문을 깨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날 진 장관이 도착하기 이전부터 ‘우한 교민 수용 결사반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경찰의 강제집행으로 이날 오전 트랙터, 지게차 등 도로를 봉쇄하고 있던 장비들은 철수했다.

하지만 충돌은 이어졌다. 경찰인재개발 앞 도로에는 ‘33만 아산도민에 우한 교민 수용, 아산은 무슨 죄냐’, ‘우한 교민 수용 절대 반대’ 등의 현수막이 걸렸다. 주민들은 "전염이 안된다는 것은 거짓말 아니냐", "2차 전염은 어쩔거냐" 등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 "아산시민 동의 없는 일반적인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 "천안에서 갑자기 바꾸는 게 어딨냐" 등의 절차 상의 문제도 제기했다.

30일 오후 4시쯤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앞 설명회가 끝나고 주민간담회를 들어간 뒤 화가 난 한 주민의 발길질에 마을회과 유리가 깨졌다.

오전 10시 30분쯤에는 철거에 반대하는 주민 5~6명이 길거리에 누워 "아무도 못지나간다, 나를 밟고 가라"며 소리를 지르고, 오후에는 주민 한 명이 트랙터를 몰고 길을 점거해 경찰이 제지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30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 마을에서 아산시민들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진입로를 막기 위해 누워 있다.

진천 주민들도 "우한 교민 수용을 반대한다"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충북 혁신도시 안 진천 주민 등은 집회를 갖고 "경찰 등과 맞서거나 대립하려고 인재원을 막았던 것이 아니라 정부의 주먹구구식 재난 대응 항의 차원에서 막았다"며 "바리케이드는 철거하지만, 정부가 우한 교민 진천 수용을 철회할 때까지 집회는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9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다가 옷이 찢어지고 머리채를 잡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 발표한 격리 시설 두 곳에 대해 변경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우한 교민 이송 일정은 미뤄졌다. 귀국을 지원하는 임시 항공편도 애초 4편에서 1편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에 정부에서 희망자로 받았던 교민 및 유학생 700여명 중 절반인 350~360명만 먼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