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운항 취소에 교민들 '어리둥절'
영사관 "중국 측 비행허가가 변경됐다" 설명만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 속에서 우한(武漢) 등 중국 후베이성 일대에 고립된 우리 국민을 태우고 나오려던 정부 전세기 운항 일정이 갑자기 취소됐다. 중국 측의 비행 허가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30일 오전 1시(현지시각) 교민들에게 보낸 긴급 공지에서 "오늘(30일) 15시와 17시 임시 비행편에 탑승하기로 했던 분들이 오늘 오전 10시 45분까지 (우한 공항) 톨게이트로 집결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한다"며 "오전 중에 (일정을) 재공지할 예정으로 일단 대기해 달라"고 밝혔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사실상 고립된 한국인 700여명의 국내 송환을 위해 오는 30∼31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4차례 급파한다. 29일 오전 인천공항 대한항공 정비창에서 정비사들이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총영사관 측은 "중국 측의 비행 허가가 변경됐다"면서도 더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교민들에 따르면 이날 정부 전세기가 우한에 들어와 교민들을 싣고 나가는 일정 자체가 현재로서는 미정인 상태다. 출발 시각이 다소 늦어지는 것인지, 아예 출발 날짜가 바뀌는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교민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당초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 두 대의 전세기를 차례로 우한 공항에 보내 우한 및 인근 후베이성 도시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데려올 예정이었다.

우한 총영사관 측은 29일 이런 계획을 탑승 예정자들에게 통보하면서 이날 오전 10시 40분까지 우한 공항 고속도로 톨게이트로 직접 오거나 오전 8시 40분까지 우한 시내의 4곳의 집결지로 모이라고 알린 바 있다.

한국 정부는 당초 30∼31일 양일에 걸쳐 전세기를 잇따라 투입해 700명에 달하는 우한과 인근 후베이성 일대 도시에 고립된 우리 국민들을 철수시킬 계획이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에 교민들이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측도 "오전 10시와 정오에 전세기가 출발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지만,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는 통보를 외교부로부터 받았다"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