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의 한 태양광 회사가 저지른 10억달러(약 1조1680억원)가 넘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피해자가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 시각) 태양광 발전기를 만드는 DC 솔라 창업주인 제프 칼포프와 아내 폴렛 칼포프가 지난 24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연방법정에서 폰지 사기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칼포프 부부는 2011년 DC 솔라를 설립한 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30%에 대해 연방 정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 이후 기업과 거액 투자자들을 유치해 10억달러 이상 투자를 받았다. 이들은 이동식 태양광 발전기 1만7000여대를 만들어 통신사 기지국, 스포츠 경기장의 조명 장치 등으로 임대 사업을 벌이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였지만 실제 사용한 발전기는 700여개에 그쳤다. 신규 투자자들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이자와 배당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으로 폰지 사기 행각을 벌였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방의 조세범죄수사를 담당하는 카림 카터 특별수사관은 이들의 범죄 행각에 대해 "외형적으로는 정당하게 성공한 회사로 보이지만 실제론 세제 혜택을 내세운 폰지 사기"라고 말했다.

이들의 사기 행각에 보험 회사인 프로그레시브, 은행지주회사인 이스트웨스트 뱅크 코퍼레이션, 밸리 내셔널 뱅크 코퍼레이션 등 12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는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포함됐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 회사에 3억4000만달러(약 3971억원)를 투자했다. 버핏은 고향인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성공적인 투자 사업을 벌여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린다.

칼포프 부부는 사기 행각을 통해 벤틀리 등 고급 승용차 150여대를 소유하고 라스베이거스와 카리브해 등지에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작년 2월 DC 솔라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칼포프 부부가 갖고 있던 차 148대가 경매에 넘어갔는데, 그중에는 2018년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 유명 배우 버트 레이놀즈가 몰던 1978년형 '폰티액 파이어버드 트랜스 앰'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칼포프 측 변호인 맬컴 세갈이 "DC 솔라가 합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부담을 느낀 칼포프 부부가 불법행위를 저지르게 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