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재직 시절 국민참여재판을 지지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작 자신의 재판은 국민참여재판 형태로 진행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말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수수와 관련한 뇌물수수 등 11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 21부(재판장 김미리)는 지난 7일 조 전 장관 측에 공소장 사본과 함께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는 확인서를 보냈으나 조 전 장관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8조는 공소장 사본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대해 서면을 내도록 하고 있으며, 그 기간 동안 서면을 내지 않을 경우 원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만 이 법에 따르면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되는 동안이나 첫 정식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입장을 번복할 수 있어 조 전 장관이 생각을 바꿀 여지는 남아 있다.
조 전 장관은 국민참여재판 도입 전인 2007년 한 언론을 통해 "국민참여재판은 민주주의의 기본이자 진보 정치의 발판"이라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관련 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공개편지를 보낸 바 있다. 그는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시민은 '자기 통치'를 실현하게 될 것이며 전관예우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은 것에 대해 "참여재판으로 하기엔 쟁점이 복잡한 데다 유무죄 판단이나 양형 등에서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2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준비기일엔 본인 출석 의무가 없어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 이 재판에선 형사 25부에서 진행 중인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과의 병합 여부도 논의될 수 있다. 조국 전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또한 지난 17일 추가 기소돼 형사 21부에 배당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