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1913~1960·작은 사진) 타계 60주년을 맞아 작가 최수철이 문학 기행 ‘카뮈’(아르테)를 냈다. 지난해 장편 ‘독의 꽃’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최수철은 서울대 불문학과 출신으로,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도 우리말로 옮긴 적이 있다. 그는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태어난 소설가 카뮈의 고향을 체험하러 북아프리카의 지중해까지 찾아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카뮈의 활동 무대였던 프랑스 파리는 물론, 카뮈가 살았던 프랑스 남부의 루르마랭까지 답사했다.

카뮈는 29세에 실존의 부조리를 그려낸 소설 '이방인'을 발표한 뒤 심오하고 논쟁적인 소설, 희곡, 에세이들을 잇달아 발표한 덕분에 44세에 노벨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화려한 작가 생활을 일궜다. 하지만 47세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초기엔 삶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지만 곧이어 삶을 긍정하기 위해 부조리에 반항하는 인간의 초상을 그려냈다. 그러다가 긍정과 부정을 통합하는 '사랑'을 추구하면서 소설 '최초의 인간'을 쓰던 중 뜻하지 않게 삶을 마감했다. 최수철은 카뮈의 작업에 대해 "부조리와 반항을 거쳐 사랑이라는 테마에 이르는 삶과 문학의 역정이 미완성으로 그치고 만 것"이라고 풀이했다.

카뮈가 살았던 프랑스 남부 루르마랭. 그는 노벨 문학상 상금으로 이곳에 집을 마련했다.

카뮈는 생전에 좋아했던 단어 10개를 밝힌 적이 있다. '세계, 고통, 대지, 어머니, 사람들, 사막, 명예, 바람, 여름, 바다'라고 자신의 '작가수첩'에 썼다. 최수철은 이 단어들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며 카뮈 문학 기행을 시작했다. 그는 여정을 두 곳으로 나눴다. 카뮈가 나고 자란 알제리를 우선 찾아가 그의 청년기를 탐구했다. 이어선 카뮈의 활동 무대였던 파리와 그가 말년을 보낸 집과 무덤이 있는 루르마랭까지 돌아다녔다. 최수철은 알제리에 도착하자마자 카뮈의 시선을 상상했다고 한다. "나는 눈을 깜박이며 주위를 둘러본다. 지금 나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의 여행자다. 현재적 공간을 벗어나 시간을 넘나들며 카뮈의 글이 내 머릿속에서 펼쳐 보이는 환영을 쫓아야 하는 것이다."

최수철은 여정을 끝낸 뒤 카뮈의 삶과 문학을 요약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세상에 태어나 세계로부터 사랑과 고통을 배우고 대지의 시련을 거치고 어머니와 마음으로 함께하며 온갖 사람들과 어울려 불의 사막을 가로질러 마침내 어리고 순수한 불꽃의 명예를 지켜냈으니,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서 오히려 희망과 기쁨을 찾다가 여름의 한복판에서 스스로 바다로 돌아갔다."

최수철은 카뮈가 “불교란 종교로 변한 무신론”이라고 쓴 기록을 토대로 카뮈와 불교의 연관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카뮈 생각의 골자는 이렇게 요약된다. ‘희망도 절망도 가져서는 안 된다. 단지 삶은 비극적이라는 사실만 끌어안으면 된다.’ 이는 곧 만물의 ‘색’이 곧 ‘공’임을 깨달아, 올바로 보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부단한 정진을 통해 ‘각성’에 이르러야 한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