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해진 전립선을 깎아내는 기존 내시경 절제술 대신, 최근에는 묶어서 치료하는 비(非)수술적 방법인 유로리프트 시술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이 유로리프트 시술 방법을 설명하는 모습.

50대 사업가 김 모 씨는 몇 달 전부터 중요한 미팅을 갈 때마다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전립선이 커지며 배뇨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인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 그는 중요한 회의 도중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기 일쑤였다. 병원을 찾았으나 수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수술 자체에 대한 부담도 컸지만 심한 통증과 긴 입원 기간, 합병증 등 ‘수술 후’ 증상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그러던 중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넓히는 신개념 수술인 ‘유로리프트’ 시술을 알게 됐다. 김씨는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고 하루 만에 일상으로 복귀했다. 배뇨장애의 악몽에서도 벗어나게 됐다며 기뻐했다.

중년을 넘어선 남성 대부분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겪는다.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횟수가 잦아진다.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내버려두면 전신 패혈증, 신장기능저하증 등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50대 이상 남성 절반이 겪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은 방광 아래 요도를 감싼 밤톨만 한 신체조직으로,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이다. 정액의 30%가 여기서 생산된다. 나이가 들면서 커지는 게 특징인데 주로 30대 중반부터 비대해져 60~70대가 되면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다. 정도가 심해지면 전립선 내부를 통과하는 요도를 압박해 여러 이상 증세가 생긴다. 이것이 전립선비대증이다. 50대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이러한 전립선비대증으로 배뇨 시 불편함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오래 내버려두면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도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나 신장결석·신부전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발기 시 혈액 공급을 방해해 성 기능 저하까지 일으킨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뉜다. 내과적인 약물치료는 보통 2가지 약재를 사용한다. 그 중 하나는 남성호르몬 차단제의 일종인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를 복용해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다.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의 크기를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부작용으로는 성욕저하, 발기부전 등 성 기능 장애가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전립선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는 약물인 '알파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막힌 전립선 요도를 뚫는 방법으로 배뇨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전립선 크기 자체를 작게 만들진 않는다. 기립성 저혈압과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 치료로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수술도 많이 시행하는 추세다. 레이저를 이용해 커진 전립선비대조직을 잘라내는 방식은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직 절개 없이 20분 만에 시술

기존 전립선비대증 시술의 한계를 극복한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는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지 않고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넓히는 시술법이다.

요도에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삽입, 눈으로 확인하면서 비대해진 전립선을 끌어당겨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는 등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유로리프트의 장점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안전성이 높다. 내시경을 이용한 기존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 역행성 사정이 75%, 발기부전은 5~10%의 환자에게서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성 기능과 관련된 신경이 수술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 지정을 위해 총 4편의 관련 논문을 검토한 결과, 유로리프트 시술로 인한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통증 등 시술 후 나타나는 불편함도 2주 내 자연 개선되는 수준이었다.

부분마취로도 시술이 가능하다. 고령층과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 전신마취가 어려운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심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뇌혈관질환 등이 있어 항응고제(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약물 중단 없이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또한 당일 시술과 퇴원이 가능하다. 출혈량이 적고 절개를 하지 않아 시술 직후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은 "내시경 절제술의 경우 지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7일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면서 "유로리프트는 시술 시간이 20분 정도로 짧고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 1~2시간 내 소변 줄을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유로리프트에 사용되는 실은 금속 재질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인 셈이다. 단 전립선이 100g 이상으로 크거나 요도 중앙 부위의 전립선이 비대할 때,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요폐(방광에 오줌이 괴어 있으나 배뇨하지 못하는 상태) 및 요급(심한 요의를 느끼는 것) 등 자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변 원장은 2016년 유로리프트를 도입해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았다. 유로리프트가 개발된 호주의 4개 병원에서 연수를 거쳤다. 현재까지 400건 이상 시술 경험을 보유했다고 제조사로부터 인정받았다.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비교적 환자 부담이 적은 시술이지만, 전립선 시술 자체가 간단한 것은 아니므로 병원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립선 주위에는 미세혈관과 신경이 많다"며 "환자마다 다른 전립선 모양과 비대칭 정도, 요도 길이 등에 따라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