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염병인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이 26일 24시 기준 80명으로 늘었다. 하루 사이 확진자는 769명, 사망자는 24명 증가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6일 24시 기준 중국 30개 성(직할시 4개·자치구 5개 포함)에서 폐렴 확진자가 2744명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전날 대비 769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자 중 137명이 중증 상태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선 생후 9개월 영아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하루 새 24명 증가해 지금까지 모두 80명이 숨졌다. 추가 사망자는 모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발원 도시 우한이 속한 후베이(湖北)성에서 나왔다.

2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톈허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차량 탑승자에 대한 체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확진자 2744명 중 중증 환자는 461명이라고 위건위는 밝혔다. 의심 환자는 모두 5794명에 달한다.

확진자 중 중증 환자가 계속 늘면서 하루 사망자 규모가 더 커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누적 사망자 수는 22일(24시 기준) 17명, 23일 25명, 24일 41명, 25일 56명, 26일 80명으로 늘었다.

위건위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3만2799명 중 3만453명에 대해 의학 관찰이 진행 중이다. 중국 31개 성·직할시·자치구 중 서부 티베트 자치구를 제외한 30곳에 확진자와 의심자가 나왔다.

중국 본토 밖에서도 폐렴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26일까지 홍콩에서 8명, 마카오에서 5명, 대만에서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위건위는 밝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는 잠복기 중에도 전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확진자가 나온 한국, 태국, 일본,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네팔, 프랑스, 호주에서도 추가 감염자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위건위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장 14일에 달하는 잠복기에도 전염된다고 밝혔다. 겉으로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마샤오웨이 위건위 주임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는 잠복기 동안에도 전염되며,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 주임은 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아무런 증세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염 확산과 예방을 통제하기가 더 어렵다"고도 했다.

중국 정부는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한다고 27일 발표했다. 24일 시작된 춘제 연휴는 30일에서 2월 2일로 사흘 연장됐다. 전국 대학과 초·중·고교, 유치원은 교육부의 별도 통지가 있기 전까지 개학이 무기한 연기됐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중국 춘제가 겹치면서 전염이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올해 중국 춘제 연휴는 춘제 하루 전인 24일 시작됐지만, 이미 그 전부터 중국인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저우셴왕 우한 시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23일 우한이 봉쇄되기 전에 이미 500만 명 이상이 우한을 빠져나갔으며 현재 900만 명이 우한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내외 감염자 상당수는 우한에 살거나 방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우한 봉쇄 전 다른 곳으로 이동한 우한 시민들을 통해 전염이 더 광범위하게 확산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