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이 국경을 넘나들며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근원지인 중국 후베이성(湖北省)에서 이 병에 감염된 환자들을 돌보던 의료진이 사망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후베이성 소재 신화(新華) 병원에 근무하던 이비인후과 의사 량우둥(梁武東·62)가 이날 오전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량 씨는 지난 16일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 작년 12월 31일 우한 폐렴이 발발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약 보름 만에 감염된 셈이다. 그는 비교적 일찍 확진 판정을 받고, 확산 초기에 해당하는 18일 우한 폐렴 환자들을 격리 수용하는 지정병원 진인탄(金銀潭) 병원으로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25일 우한 중앙병원에서 의료진이 우한 폐렴 확진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 확진자들을 돌보는 일선 현장 의료진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있으며, 이미 병에 걸린 의료진 수도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이 증상을 앓는 환자가 처음 발발한 이후, 이달 7일 증상의 원인이 새로운 병원체라고 밝혀지기 까지 일주일간 이번에 사망한 량 씨 같은 우한 지역 의료진들은 사람 간 전파 가능성에 대해 모르고 환자들을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한 우한 지역 의료진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초기에는 우한 폐렴 환자가 시내 병원 곳곳에 흩어져 있고, 따로 격리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17년이 지났지만 일선 현장의 전염병 대처에 큰 발전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25일 오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이 병 사망자는 24일 하루 만에 16명이 늘어 41명을 기록했다. 사망자 중 39명은 량 씨 사례처럼 진원지인 우한(武漢)이 자리잡은 후베이성에서 나왔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128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는 두 살배기 아기도 있다고 중국 남방도시보는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 아기는 현재 병원에서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건강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