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가축 전염병 예방… 文대통령 참석 행사서 시연하기도

인공지능(AI)이 국내 축산업에서 전염병 예방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와 같은 고차 산업이 아닌 1차 축산 농장에 적용된 AI기술은 축산농가의 가축 폐사율을 낮추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필요한 인력 소요도 줄여 인건비 절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2020년 업무계획 보고에 앞서 AI 기술 ‘팜스플랜’ 시연행사를 열었다. AI기술을 축산업에 접목해 전염병으로 인한 양돈가의 피해를 줄이고, 돼지고기 생산성을 향상 시키는 사례다.

AI 맞춤형 헬스케어 플랫폼 기반 가축헬스케어 관리 시스템 모식도.

돼지고기는 농축산품 가운데 내수 소비가 가장 많은 품목이다. 국내 양돈업은 최근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생산성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력 소요는 심하다. 사람 1명당 돼지 1000마리를 관리해야 한다.

정부 지원을 받아 국내 기업이 개발한 가축 헬스케어 프로그램 팜스플랜의 시작은 돼지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의료 플랫폼 기술에서 출발했다. 해당 기술은 KAIST에서 개발된 ‘맞춤형 의료 헬스케어 플랫폼 핵심기술’이다.

이문용 KAIST 산업 시스템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플랫폼은 혈액이나 체중 등 진단검사로 수치화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지표를 통해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상 여부가 발견되면 관련 의학 학술지를 자동 검색해 맞춤형 치료나 관리법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 플랫폼은 사람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나 실제 적용은 축산농가에 먼저 이뤄졌다. KAIST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한국축산데이터는 돼지의 체중과 움직임 정보를 CCTV로 수집해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돼지 건강 관리 계획을 AI가 도출하도록 양돈시스템을 최적화 했다.

돼지의 살이 급격하게 빠지거나 수의학적으로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 가축 전문 수의사에게 데이터 분석 결과가 전달된다. 수의사는 AI가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돼지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린다.

AI를 활용한 돼지 사육관리 방식의 효과는 확실하다. 돼지의 상태와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실시해 온 면역항체반응 검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실제 2019년 말 기준 팜스플랜 적용 농장은 항생제 사용량을 최대 80% 줄였다.

농가들은 별도의 관리 인력을 들이지 않고도 카메라와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통해 사육·관리가 가능했다. 실제 사용시 돼지 폐사율은 한 농장당 약 40% 감소될 것으로 예측돼 돼지고기 생산성도 향상된다.

이문용 교수는 "진단검사 시 생성되는 건강지표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필요한 의학정보를 세밀한 구절단위까지 정확하게 도출해 낼 수 있다"며 "우선 가축 분야를 시작으로 사람에 대응하는 플랫폼에도 적용해 미래 헬스케어 구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