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이견을 좁히는 데 상당한 노력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국 내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한·미 양국이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거의 합의했다는 보도들을 봤다"며 "실제로는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차이를 좁히는 데 상당한 노력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른 국무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때로는 뒤로 크게 한 걸음 물러서서 미국이 (국제)관계들에 가져다준 모든 것에 감사할 가치가 있고, 한·미 관계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4~15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SMA 6차 회의 다음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미국은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내용의 글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그저 외교적·안보적인 것이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지난 70년간 미국의 존재가 제공한 모든 것을 보고 동맹 양측의 우리 모두에게 주는 가치를 되새기자는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국내에선 여권 관계자 등을 인용해 "분담금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고 있고 한 자릿수 인상률로 조율돼 가는 상황"이란 보도가 나왔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21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 측 안을) 던졌지만, 상대방의 최종 결심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2월까지는 매듭되지 않겠느냐는 시간표를 가지고 협상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한국이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고 재차 압박한 셈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직 자세한 협상 상황이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잠정안을 보고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돌려보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