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대해 사실상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인구 1100만명의 도시가 유령 도시로 변했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가운데 그나마 거리에 나온 사람들도 마스크를 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봉쇄 조치로 상점에서는 식료품 사재기 현상도 나타났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상점 소비자들.

중국 정부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우한을 우한을 떠나는 항공편과 기차 등 대중교통의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차량으로 우한을 드나드는 도로에서도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사실상 도시를 봉쇄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우한에 사는 알렉스 왕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많은 사람이 필요한 물품을 사려고 마트에 몰려갔다. 사람들로 붐비던 쇼핑몰과 식당은 텅 비었다. 유령도시 같다. 차가 많이 다닐 시간에도 도로가 비어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시민들은 상점으로 달려가 식재료 확보에 나섰다. 중국 웨이보에는 신선식품 사재기가 이어지면서 일부 식료품점 진열대가 텅텅 빈 사진이 올라왔다. 식료품은 물론 마스크 사재기도 이어졌다. 도시 봉쇄 조치 이후 시민들의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버스 안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

사재기가 이어지면서 식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평소 5위원 수준이었던 배추 한 포기 가격이 50위안까지 오른 경우도 있었다. 웨이보에는 배추 한 포기에 35위안의 가격표가 붙은 사진이 올라왔다.

이에 중국 당국은 '물품 사재기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표했다. 런민르바오 등에 따르면 우한 폐렴 전염병 방역·통제 지휘부는 우한 봉쇄 조치에 이어 발표한 2호 통지문에서 "현재 우한시의 식품, 의료 방역용품의 비축은 충분하고 공급도 원활하다"면서 "시민들은 공황에 빠질 필요가 없고, 사재기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이런 혼란 속에 알리바바 계열 상점 허마(盒馬)는 계속 영업하고 제품 가격도 올리지 않겠다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