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 실종자 수색에 나선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수색에 진전이 없어 너무 안타깝고 속이 탄다"며 "이번 눈사태 규모가 너무 커 한계를 느낀다"고도 말했다.

엄 대장은 21일부터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22일부터는 KT드론수색팀과 함께 금속탐지 장비를 동원해 매몰 추정 지점을 수색했다. 구조팀과 여러 지점에 평균 2m 깊이로 눈을 파고 얼음을 들어 올렸지만, 실종자의 흔적은 아직 찾지 못했다.

엄홍길 대장이 실종자 매몰 추정 지점의 눈을 파낸 뒤 금속탐지 장비를 이용해 수색하고 있다.(위)·매몰 추정 지점의 눈을 파고 직접 수색하고 있다.(아래)

엄 대장은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늘 자연은 위대하다는 생각에 늘 겸손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이번 얼음덩어리 눈사태를 보면서 진짜 한계를 느낀다"며 "일반적인 눈사태와는 완전히 성질이 다르다.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눈만 쏟아진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높은 암벽 지대에 쌓였던 엄청난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떨어지고 조각나면서 수많은 파편들이 함께 쌓였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작업 현장은 영하의 날씨 때문에 얼음 파편들과 눈이 그대로 꽁꽁 얼어붙어 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바닥이 딱딱한 상태다. 엄 대장은 "성인 허리에서 가슴 정도 깊이의 구멍을 파는데 40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또 "산발적으로 계속 눈사태가 발생하는 데다 언제 얼마나 큰 눈사태가 쏟아질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수색한다는 게 심적으로 부담되고 육체적으로도 힘들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산과 계곡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길에서 발생했다. 엄 대장은 "이번 눈사태로 인해 초입 부분은 3∼5m, 하단은 7∼10m가량 깊이의 눈과 얼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6m짜리 탐침봉이 다 들어가는 것을 보면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얼음과 눈이) 봄이 와도 녹기 어려울 듯하다"며 "여름철 우기에 비를 맞아야 녹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외교부 신속대응팀에 따르면 22일 사고 현장의 온도는 영하 10도 정도였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에서 하산하던 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