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이 확산하고 있는 중국 우한이 의료시설 부족으로 밀려드는 환자를 제대로 검사하거나 격리하지 못해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고 2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지하철에서 대부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우한에 위치한 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검진을 위한 지정 병원에는 22일 오전 100여명의 환자가 진찰을 받기 위해 대기했다. 그들중 상당수는 폐렴 증상이 있었으나 격리 되지 않았다고 SCMP는 보도했다. 의료진들은 감염을 막기 위한 보호복을 착용 했지만 대기 환자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는 마스크가 전부였다. 일부 환자들은 복도에서 기침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동 한켠에서 55세 남성의 친척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이 남성이 열이 나고 기타 다른 증상이 있는데도 병동에 자리가 없으니 데리고 돌아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에게 제발 여기에 입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사정했지만 의사는 자리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그녀의 48세 아버지가 일주일 넘게 열에 시달려 22일 이 병원에 실려왔으나 입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들 가족은 폐렴의 진원지로 지목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 근처에 산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매일 택시를 타고 여기로 오는데, 아버지가 택시 기사에게 병을 옮길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우한의 또 다른 병원도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한 30대 여성은 자신의 아버지가 지난 5일 중국 남부의 광시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온 후 열에 시달렸고 격리병동에 입원을 허가 받았으나 칸막이도 없이 11명의 환자들과 같은 병실을 썼다고 전했다. 첫번째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또 한번 검사를 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